[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수입차 업계가 상반기에만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대거 출시한다. 지난해 SUV 인기에 역대 최대 내수성적을 기록한 국내 완성차 업계도 상반기 세단 라인업으로 숨을 고르는 틈을 타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종 이상의 수입 SUV가 국내에 출시된다. 일정을 조율 중인 모델까지 합치면 15종에 이른다. 특히 단순 연식 변경모델이 아닌 국내에 첫 도입되는 라인업이 절반 가량을 차지해 신규 수요가 쏠리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수입차 업계 1, 2위를 기록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나란히 2종의 신형 SUV를 출시한다. BMW는 오는 3월 소형 SUV X1의 완전변경 모델과 상반기 내 X5 xDrive 40e를 내놓고, 올해 SUV 판매를 2배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벤츠도 이달 GLC와 GLE를 연달아 선보인다.
올 상반기 출시되는 BMW와 벤츠의 신형 SUV 라인업인 뉴 X1, X5 xDrive 40e(위), GLE, GLC(아래). 사진/각 사
푸조는 플래그십 세단 508을 기반으로 웨건과 SUV의 특징을 조합한 508RHX를 출시한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2008로 대폭 성장한 지난해 상승세을 고급 모델에서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시트로엥과 피아트도 해외 공개 당시 독특한 디자인으로 호평받은 C4 칵투스와 500X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주춤한 일본 브랜드들도 적극적으로 SUV 대전에 뛰어들었다. 혼다는 지난 5일 출시한 NEW CR-V에 이어 지난해 서울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낸 소형 SUV 'HR-V'까지 합류시켜 지난해 4분기 출시된 파일럿과 함께 소형에서 대형을 아우르는 라인업을 구축한다.
올 상반기 국내 출시예정인 혼다 소형 SUV 'HR-V'. 이로써 혼다는 국내에 소형, 중형, 대형 SUV 라인업을 모두 갖추게 된다. 사진/혼다코리아
도요타와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인피니티도 신형 RX와 QX50으로 독일 브랜드 프리미엄 SUV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밖에 아우디폭스바겐 신형 티구안과 Q7, 포드 레니게이드 트레일 호크 등이 상반기 출시 여부를 놓고 막판 저울질 중이다.
반면, 국산 신차는 세단이 주를 이룬다. 이달 기아차 준대형 세단 K7과 현대차 아이오닉을 시작으로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제네시스(DH) 부분변경 모델, 르노삼성 SM3 네오 디젤과 SM6, 한국지엠 볼트 등 주요 세단들이 대기하고 있다. SUV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쌍용차를 제외하면 상반기 주목할 만한 국산 SUV로 내달 출시될 기아차 모하비 완전변경 모델과 니로 정도가 꼽히는 수준이다. 지난해 주요 SUV 신차를 내세워 내수판매를 끌어올린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해 국산 SUV 판매는 현대차 신형 투싼,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한국지엠 트랙스 디젤 등 신형 모델들을 앞세워 전년 대비 30.2%(쌍용차 제외) 성장에 성공했다. 사실상 SUV만 판매하는 쌍용차는 연초 출시한 티볼로 호조 지속에 업계 최고 수준인 61.5%의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상반기 국산 주요 신모델로 꼽히는 기아차 준대형 세단 K7(왼쪽)과 르노삼성 중형세단 SM6(오른쪽). 사진/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