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와 함께 연준은 경제 전망을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올해 2번의 금리 인상을 예측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예상보다도 더욱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두 번째 금리 인상 시기도 더욱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 차례에서 두 차례 금리 인상 시사
15~16일(현지시간) 양일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연준은 금리를 현행 수준인 0.25~0.5%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3월 FOMC 성명서에서 연준은 "최근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완만한 속도로 확장됐다"며 "일자리 증가세가 강력하고 최근 경제 지표들은 고용 시장이 꾸준히 강화될 것임을 나타내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연준은 성명에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장 상황이 미국 경제를 위협할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라는 새로운 문구를 추가했다.
또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알 수 있는 점도표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연준의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이 예상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0.75~1.00%로 작년 12월 회의 때의 1.25~1.50%보다 낮아졌다. 2017년 말 금리 전망치도 1.75~2.0%로 50bp 하향 조정했다.
이는 연준 의원들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두 번만 더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첫 금리를 올렸던 지난해 12월에는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4회로 제시했었다.
한편 이번 결정은 찬성 9명과 반대 1명의 다수결로 이뤄졌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 2.2%로 하향 조정
또한 연준은 미국 경제 전망도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올해 말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4%에서 2.2%로 낮아졌고 2017년 말 역시 2.1%로 0.10%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의 연말 전망치 역시 작년 12월의 1.6%에서 1.2%로 낮췄다. 2017년 말 전망치는 1.9%로 종전과 동일하게 제시했다. 다만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올해 말 1.6% 전망을 유지했고 내년 말 전망치는 1.9%에서 1.8%로 소폭 하향했다.
다만 실업률의 경우 연말 실업률 전망치는 4.7%로 종전과 동일했고, 2017년 말은 4.6%로 0.10%포인트 하향 조정하며 고용 시장이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성명서 발표 후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과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옐런 의장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 상황은 계속 위험이 되고 있고,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고용 시장과 관련해서는 실업률이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고 고용시장 참가율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점도표와 관련해서는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하며 연준의 정책은 미리 정해진 경로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현재 유럽과 일본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미국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있냐고 묻는 질문에는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예상보다 비둘기파 면목 과시"
이번 FOMC 회의 성명서와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과 관련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장의 예상보다도 더욱 비둘기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차드 모간랜더 스티팰니콜라스앤코 전략가는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내려가고 점도표에서 금리 중간값이 내려간 것은 연준의 입장이 훨씬 비둘기파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케이시 존스 찰스슈왑 수석 전략가 역시 “세계 곳곳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도 글로벌 경제에 함께 맞춰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전만 해도 그동안 시장은 6월을 가장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로 보고 있었지만,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 직후 금리 인상 시기가 더욱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14%에서 12%로 떨어졌고 6월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49%에서 38%로 내려갔다.
이제 시장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2%로 보고 있고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7%로 전망하고 있다.
짐 오설리반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금리가 오르긴 하겠지만, 글로벌 경제와 금융 변화로 연준이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전했다.
미셸 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전략가 역시 "연준의 FOMC 회의 결과는 예상보다 더욱더 비둘기의 면모를 보였다"면서 "6월과 12월에 금리가 한 번씩 인상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