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유럽연합(EU)과 터키가 18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난민 송환과 관련해 최종 합의에 도달했지만 과연 제대로 난민 송환이 이뤄질 수 있을지 회의론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핵심 쟁점들과 관련해 타결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론이 더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타결된 합의에 따라, 20일(현지시간) 자정부터 그리스에 들어오는 불법난민들은 그리스 당국으로부터 난민 신청이 거부될 경우 터키로 송환된다. 일단 난민들을 터키로 되돌려 보낸 후, 진짜 난민들을 선별해 유럽 국가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터키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대신 EU로부터 30억유로를 지원받고 추가로 2018년까지 30억유로를 더 지원받게 된다. 아울러 터키 국민은 오는 6월부터 EU 비자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터키의 EU 가입 논의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인권 단체들이 이번 합의와 관련해서 큰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의 인권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터키가 난민들을 송환해 받아들이기에 적절한 나라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제인권운동 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는 “난민들을 물건처럼 거래하게 만드는 이번 협의를 중단하라”고 강력 비판하고 있다.
존 달후이센 인권단체 AI국장은 “터키는 난민과 이민자들에게 있어 인권 문제와 관련해 절대 안전한 국가가 아니다”라며 “이번 합의는 큰 결함이 있는 합의”라고 비난했다.
빈센트 코체텔 유엔난민기구(UNHCR) 유럽 담당관은 “이번 합의의 법적 효능이 과연 얼마나 지켜질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비판과 관련해 다붓오울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미 터키는 280만명이나 되는 난민들에게 피난처가 되어주고 있다”면서 “터키를 비판하는 자들은 더 나은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현재 터키에는 약 280만명의 난민이 독일과 북유럽 등으로 건너가기 위해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터키에서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건너온 난민 수는 120만명이 넘으며 이 과정에서 어린아이를 포함한 4000명이 바다에 빠져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레스보그섬에서 한 시리아 난민이 아이를 안고 그리스 카발라 섬으로 가는 배에 탑승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