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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권 "농업예산 50% 직접지급 방식으로 바꿔야"
(연쇄인터뷰-20대국회 당선자의 각오)이것만은 꼭!
입력 : 2016-04-28 오후 12:02:25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인 김현권 당선자는 당 전국농어민위원회의 수석부위원장으로, 20대 국회에서 보기드문 농업인 출신이다. 올해로 25년째 경북 의성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 당선자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에서 혁신위원을 지낸 임미애씨의 남편이기도 하다.
 
김 당선자는 다른 농업인 출신 의원과 다른 자신의 경쟁력으로 ‘현장성’을 꼽았다. 그는 “농촌에서 20여년 동안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현장의 생산자 조직과 결합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당선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국회의원이 되어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농업 예산의 50%를 직접지급방식으로 전환하겠다. 농업 예산이 사업비 위주로 편성되다 보니 실제로는 소수에게 집중된다. 사업효과가 농민들에게 골고루 반영되기보다는 도시에 있는 사업자들에게 예산의 효과가 돌아가는 불합리한 면이 있다. 사업시행자가 대체로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유럽 같은 선진국들의 경우에는 예산의 70~80%를 직접지급방식으로 중간경로 없이 최종 수혜자(농민)에게 바로 돌아가게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농업 예산이 10%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다. 이런 점이 농업의 저변을 튼튼히 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본다. 예산의 사용 방식을 농업 선진국처럼 변화시켜야 한다. 그래서 최소한 4년 안으로 예산의 50%까지를 직접지급방식으로 전환해서 수혜자들에게 곧바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이 공약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상당히 좋다.
 
요즘 유전자 변형식품(GMO) 문제도 국민들에게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는 아직 GMO를 먹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사회적 공론의 형성 과정이 없었다. 공론화 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전세계 GMO 농산물 수입국 1위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국민들의 건강권·행복권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교 급식에 관해서는 GMO 사용을 제한하고, 동시에 GMO에 들어가 있는 식품 표시는 의무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공개하고, 안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면 국민들이 스스로 판단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 
 
- 우유 재고량이 많이 늘어난 것에 대한 대책은.
 
우리나라는 분유 수입량이 상당히 많다. 우유가 남는데 왜 분유를 수입하나. 이 문제를 검토해봐야 한다. 우리나라 우유는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 매우 청정한 우유를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 같은 경우에 우리나라의 원유를 가공해 만든 분유 선호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 우유의 장점을 살려서 중국 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해보는 것도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은 자기 식품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다.
 
- 새로운 농업인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복안이 있다면.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도시에서만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농업이라는 산업은 일자리 창출 지수가 굉장히 높다. 그러나 도시 청년들을 그냥 막연하게 농촌으로 보내서는 안 된다. 시군별로 농업기술센터라는 조직들이 있다. 말 그대로 농업에 관한 기술을 국가가 보급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국가가 농업기술을 관여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기술은 민간으로 넘어갔다. 농업기술은 농업기술센터의 직원들보다 현장의 농업인들이 훨씬 더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국가조직은 아직도 농업기술센터라는 이름으로 그 기능을 하려고 한다. 그 조직의 성격을 바꿔서 도시 청년들과 신규 귀농인들이 농업에 정착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농업에 누군가 정착해서 조금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굉장히 창의적인 아이템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 또 농업 분야에서 신지식인으로 성공한 사례를 보면 농촌에서 나고 자라고 일한 사람들 중에 신지식인은 나오지 않는다. 도시에서 자라 농촌에 정착했거나 농촌에서 태어나서 도시에서 살다가 다시 농촌으로 돌아와 정착했던 사람들이 신지식인이 된다. 농촌에서만 자라서는 시야가 좁아져 어떤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인적, 물적 네트워크가 성립이 안 된다. 농업에 젊은 사람들이 정착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와 국가의 배려가 이뤄져야 한다.
 
- 국회 입성에 대해 부인은 어떤 조언을 해줬나.
 
저보고 잘하라고 한다.(웃음) 부부는 같이 살려면 사상 통일도 해야 된다. 그래야 편하다. 인생의 반려자야말로 가장 많은 대화의 상대 아닌가. 늘 상의하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이여야 한다. 주말에는 내려가 내가 소를 키우고 평소에는 부인이 일을 한다.
 
- 미래 산업으로서 농업의 가치는 어떻게 전망하나.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농업은 먹거리, 식량 생산 차원에서의 개념이다. 그런데 농업의 가치나 중요성은 식량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농업과 자연, 생명 등을 우리 국민들의 삶속에 좀 더 깊숙이 결합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좀 더 자연과 가까워야 되고, 농촌으로 생활공간을 넓혀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농촌이 도시인들 입장에서 봤을 때 삶의 휴식처 공간으로도 기능해야 한다. 농촌 마을에 빈집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을 잘 손질해서 도시인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더 많이 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현권 당선자 약력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
의성한우협회장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
 
김현권 당선자가 지난 25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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