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2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엇갈린 결과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했던 조 콕스 노동당 의원이 브렉시트 지지자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한 것이 브렉시트 가능성을 조금 낮췄다면서도 여전히 투표 결과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TNS가 지난 14일 조사를 벌인 결과 브렉시트 찬성이 54%, 반대가 46%로 나왔다. 입소스모리의 조사에도 찬성이 53%로 반대 47%를 앞섰다. 반면 또 다른 기관인 오피니움의 조사 결과에서는 반대(51%)가 찬성(49%)을 앞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콕스 의원 피살 이후 베팅업체들은 잔류에 베팅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최대 베팅업체인 베트페어는 총기 사건 이후 영국이 EU에 잔류할 가능성을 57.8%로 제시했지만, 사고 이후에는 비율을 63.7%까지 올렸다.
USA투데이 역시 콕스 의원 사건이 잔류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고 평가했으나 여전히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스티븐 바넷 웨스트민스터 대학교수는 "실제로 투표를 결심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추측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언론들 역시 엇갈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영국의 유력 경제일간지인 파이낸셜타임즈(FT)와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 일간지 더타임스는 공식적으로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발표와 함께 "EU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EU를 개혁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언론사인 영국 최대 판매부수 매체인 더선은 브렉시트에 대한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내년 영국 경제는 0.8% 줄어들고, 2019년까지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대 5.5%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IMF는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영국 경제가 리세션이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IMF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금융 회사들이 다른 나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유럽의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를 잃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만약 영국이 EU에 남기로 결정이 된다면, 불확실성이 사라져 올해 경제 성장률이 1.9%에 이를 것이라고 IMF는 덧붙였다.
경제 위축에 대한 부담은 금융시장에서도 극명히 나타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에 따르면 브렉시트 우려가 급증하면서 지난 한 주간 영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유럽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도 지속됐다. 한 주간 자금 이탈 규모는 47억달러로 19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위험성이 큰 유럽 증시에서 자금을 빼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15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부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