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애플이 2개 분기 연속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다. 그동안 애플의 성장 동력이었던 아이폰 판매가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실적을 끌어내렸다.
전반적인 스마트폰 업계의 포화 상태가 미국과 유럽을 넘어 중화권에까지 번지며 아이폰 판매 증가율을 낮추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는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신제품 ‘아이폰7’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9월까지는 마땅한 성장 동력이 없고 아이폰7가 출시되도 폭발적인 반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판매 감소 이어지며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 부진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 증시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애플은 2016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이 423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수치인 496억달러보다 14.6% 감소한 것일 뿐 아니라 13년 만에 매출 감소를 기록했던 전 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421억달러는 소폭 웃돌았다. 애플의 분기 매출이 2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 기간 순이익의 경우 78억달러(1.42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수치인 106억8000만달러(1.85달러)를 밑돌았다. 이 역시 전문가 예상치 1.38달러보다는 개선된 수준이다.
이 기간 아이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어든 것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아이폰 판매량은 4040만대로 전년 동기 4750만대에 비해 15% 감소했다. 다만 이는 전문가들 예상치 4000만대는 웃돌았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애플이 지난 5월 출시한 저가형 스마트폰 아이폰SE가 그나마 판매량 감소폭을 줄여 최악은 면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 분기에 이어 지난 3분기에도 미국 다음으로 애플에 큰 시장인 중국에서 실적이 악화되며 큰 타격이 됐다.
애플의 2분기 중화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1% 감소했다. 1분기 매출이 26%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매출 감소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 외 기타 제품의 판매도 모두 부진했다. 같은 기간 아이패드 판매량은 995만대로 역시 전문가 예상치 910만대에는 웃돌았지만 작년 동기의 1093만대에 비해서는 크게 감소했다.
또 다른 애플 핵심 제품인 맥 판매량은 425만대로 집계됐다. 맥 역시 지난 해 같은 기간 480만대에 비해 55만대 가량 감소했다.
다만 애플 뮤직과 앱스토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서비스 매출은 19% 증가하며 2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에 고무적인 부분이 많았고 많은 관점에서 예상보다 개선된 부분들이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에 대해 모두 예상은 웃돌아 최악은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이 나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9월 아이폰7 발표 예상에도 성장성 우려 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애플이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또한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WSJ는 “2007년 아이폰이 첫 판매된 이후 애플이 처음으로 장기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아이폰SE 발매가 판매량 증가를 어느정도는 도왔으나 전반적인 수익성을 개선시키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에서 화웨이 등 본토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미국 소비자들도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9월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7'도 전 모델만큼 시장의 큰 관심을 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쿡 CEO 체제에서 엄청난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콜린 길리스 BGC파이낸셜 연구원은 "아이폰 신제품이 업그레이드되는 속도가 점점 늦어질 것"이라면서 "현재 쿡 CEO 체제가 이미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길만 남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나마 애플 서비스 부문은 기대를 모을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애플 서비스의 경우 2개 분기 연속 매출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순이익과 매출 모두 부진한 실적이었지만 서비스 부문은 희망으로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WSJ 역시 "성장 동력이 부족한 가운데 그나마 애플 서비스는 희망을 주는 부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