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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참석 속 열기 더해진 새누리 전당대회
김희옥·정진석 등 릴레이 감사 인사…후보들은 다양한 복장·퍼포먼스
입력 : 2016-08-09 오후 5:43:57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낮 기온이 33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도 1만여명이 모인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의 열기는 뜨거웠다. 새누리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9일 열린 가운데 당 대의원들은 자리를 가득 메웠고, 체육관 입구 안팎으로 후보자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선거운동원들로 북적였다.
 
주호영 후보의 지지자들은 체육관 밖 한 켠에서 최신가요에 맞춰 율동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정현 후보 지지자들은 후보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밀짚모자’를 쓰고 지지를 호소했다. 실내체육관 내부의 경쟁도 치열했다. 특히 지역별로 지지하는 당대표 후보, 최고위원 후보가 다른 바람에 좌석이 지지 후보들로 구역이 나눠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이날의 관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 여부였다. 전당대회에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 재킷과 회색 바지를 입은 박 대통령이 등장하자 대의원을 포함한 당원들은 모두 일어서서 ‘박근혜’를 연호하며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앞서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청와대 경호원은 물론 새누리당에서 기용한 경호원 등 수백명이 행사장 안팎을 엄호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전당대회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은 삼엄한 경호 속에 가방과 신체 수색을 진행한 후 출입증을 발급받았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 등은 이날 모두 박 대통령이 전당대회 참석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환한 미소를 띠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이어 사회를 맡은 지상욱 의원이 “새누리당의 살아있는 역사, 대한민국의 역사”라며 박 대통령을 소개했고, 객석에서는 ‘박근혜’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박 대통령은 축사 연설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로운 변화와 화합을 이뤄 국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는 정치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를 놓고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안없이 비판과 갈등으로 국민을 반목시키는 것은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기로 내모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연설 중간에 대구·울산 지역에서 온 여성 지지자들이 ‘박근혜 (어이) 박근혜 (어이) 박근혜 (어이) (어이, 어이, 어이)’로 합을 맞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무대에서 내려가, 1층과 2층 방청석에 앉아있는 대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인사하며 행사장을 나갔다. 박 대통령이 인사하는 동안 정진석 원내대표와 박명재 위원장, 김재원 정무수석이 박 대통령의 바로 뒤를 따랐다. 박 대통령이 나갈 때 비박(박근혜)계 인사인 김성태 의원이 마중나와 악수했다.
 
이날 전당대회 주인공인 4명의 당권주자들은 입장할 때 자신의 특색에 맞는 복장과 제스처를 선보이며 행사장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정현 후보는 밀짚모자와 점퍼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무대 위에 오른 이 후보는 밀짚모자를 벗어 흔들며 지지자들의 성원을 이끌어냈다.
 
이주영 후보는 태극기 문양이 새겨진 부채를 흔들면서 나타났다. ‘4번타자 주호영’을 기치로 내건 주호영 후보는 야구 유니폼에 헬멧을 착용한 채 한손에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 등장했다. 주 후보의 유니폼에 새겨진 ‘단일후보’, ‘화합·혁신’이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한선교 후보는 흰색 셔츠 차림으로 손을 흔들면서 무대 위로 올랐다.
 
최고위원 후보들의 등장 모습도 이채로웠다. 정용기 후보는 ‘변화’와 ‘계파’라는 글씨가 새겨진 큰 보드판 2개를 들고 입장했다. 정 후보는 ‘계파’가 새겨진 보드판을 무릎으로 격파하며 당내 계파를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은재 후보는 새누리당 깃발과 손팻말을 흔들면서 등장했다. 손팻말에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중국 방문에 대한 비판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청년 최고위원 후보인 유창수 후보는 ‘세그웨이’를 타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후보들이 차례로 정견발표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먼저 단상에 오른 이정현 후보는 “모두가 근본 없는 놈이라고 등 뒤에서 저를 비웃을 때도 저 같은 사람을 발탁해준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함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고, 한선교 후보는 “저는 원조 친박(박근혜)다.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호영 후보는 “공천 파동의 최대 피해자인 제가 당대표가 돼 화합과 혁신을 책임지겠다”고 밝혔고, 이주영 후보는 “어느 누구의 간섭도 지시도 받지 않는 당 대표가 분명해졌다”며 당대표 적임자를 자처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더민주 정장선 총무본부장과 국민의당 조배숙 비상대책위원,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 등이 각 당 내빈으로 참석했다. 새누리당 소속 자치단체장으로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서병수 부산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등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이정현 당대표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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