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토교통부가 항공운송산업 발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56년 만에 항공법 체계를 대폭 개편했다. 업계 역시 입법과정에서 국토부와의 의견 교류를 한만큼 혼선 없이 정부 기준에 따른다는 계획이다.
지난 28일 국토부는 기존 항공법을 사업, 안전, 시설 등 기능별로 분리 및 전문화해 크게 3개 체계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행 항공법은 항공사업법, 항공안전법, 공항시설법 등으로 분류돼 오는 시행된다.
지난 1961년 제정된 기존 항공법은 최근 항공운송산업의 급격한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임없지 제기돼왔다. 이에 대폭 개편을 통해 항공교통이용자의 권익을 보호와 피해 예방은 물론, 국제 기준에 맞춰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업계는 글로벌 기준과 최신 업계 현황을 반영한 이번 개편을 환영하고 있다. 모호한 기준과 실정에 맞지 않는 행정으로 겪던 불편이 개선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최소한의 승무원 근무환경 보장을 위해 근무시간을 의무적으로 제한했지만 이번 개편에 따른 승무원피로관리시스템 도입에 따라 낮 비행일 경우 근무시간을 늘리고, 야간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한정된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된 만큼 긍정적 변화라는 반응이다.
항공법 개편에 따라 당일 결항 및 지연 사유 역시 엄격해졌지만 명확해진 기준에 업계는 나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폭설 이후 인천공항 계류장에 대기 중인 항공기들. 사진/뉴시스
엄격해진 지연 및 결항 사유에 대해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개편에 따라 항공사의 당일 변경할 수 있는 사업계획 기준이 보다 까다로워졌지만, 오히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분쟁의 소지가 줄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번 항공사업법 시행령에 항공사업자가 지연과 결항 등 당일 변경할 수 있는 사업계획 사유를 기상악화와 천재지변, 항공기 접속관계 등 불가피한 사유로 제한했다.
기존에도 해당 사유들로 변경이 가능했지만 모호했던 기준을 '테러와 전염병 등으로 조치가 필요한 경우' 또는 '기상 악화 및 기타사유에 따른 교통관제 허가가 지연된 경우' 등 세부 기준을 명확히 하면서 항공사와의 분쟁 소지를 덜게 됐다.
이밖에 한공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도 비행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사업 다각화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국적기 관계자는 "신고사항을 지키지 않은 사업자의 경우 과징금에서 최대 영업정지까지 부과되지만 기준이 명확해져 억울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과 관련된 첫 입법안 발의가 지난 2013년 이뤄진 만큼 심의하고 하위 법령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각 항공사별 TF와 의견을 교류해온 만큼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사안들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