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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인 '협회장님'
석유협회, 수장 공백 장기화…석화협회는 기피현상에 인물난
입력 : 2017-05-25 오후 4:30:01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대한석유협회와 한국석유화학협회가 회장직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한 쪽은 부재 중인 회장의 길어질 공백에, 다른 한쪽은 나날이 더해지는 회장직 기피현상에 있어도 없어도 걱정인 형국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화학업계를 대표하는 대한석유협회와 한국석유화학협회가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각자 '협회장님 모시기'에 어려움을 겪으며 미묘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1980년 1·2차 석유위기 파동을 겪으며 안정적 석유 공급을 위해 출범, 국내 석유산업 경쟁력 제고에 일조한 대한석유협회는 협회장이 공석인 상태다. 지난 1월 강봉균 협회장이 지병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별세했지만,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등에 밀려 아직 회장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현재 문일재 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공백 상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단체인 까닭에, 부처 및 관련 공기업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의 협회장 추대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협회장 선출이 업계 CEO들로 구성된 총회에서 추대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정부와 의견을 교류해야 하는 협회장 자리를 관련 부처 인선을 고려하지 않고 섣불리 맡기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협회 관계자는 "관련 부처 및 산하 기관 인사 이후 협회장 추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이 지난 1월 1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축사를 듣고있다. 사진/뉴시스
 
석유화학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석유화학협회는 허수영 롯데 화학부문(BU)장이 지난 3월 정기총회를 통해 연임을 수락하면서 가까스로 수장 공백을 막았다. 당초 허 회장이 사전에 연임 불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 다른 인사들을 물색했지만 주요사 CEO들이 모두 고사하면서 예정된 총회까지 연기하며 인물난을 겪어야 했다.
 
이에 기존 추대 방식에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SK종합화학, 대림산업 등 주요 5개 회원사가 순번제로 회장직을 맡기로 합의했지만, 첫 순번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를 두고 선뜻 나서는 이가 없어 총회 당일까지 전망이 불투명했다. 결국 총회 당일 허 회장이 "공석으로 둘 수는 없다"며 연임안을 수락했지만, 점차 심해지는 협회장 기피현상에 다음 회장님 모시기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 
 
석유화학협회장은 석유협회와 달리 비상근직이지만 전문경영인인 CEO들이 대외활동 측면에서 오너 경영방침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 당사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실적이 악화될 경우 그룹 눈치에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2년 임기의 허 회장 이후 협회장 순번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연내 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석화협회 회장직의 경우 회장단이 일종의 봉사 개념으로 맡는 것이기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도 기피현상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라며 "상근직 전환도 전 회원사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점과 업계와 관계 측면의 효율성 등에서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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