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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우리는 왜 벤처·스타트업을 주목하는가
입력 : 2017-06-20 오전 8:00:00
기업은 좋은가 나쁜가? 마치 사람은 선한 가 악한 가를 묻는 것처럼 우매하기 그지 없는 질문이다. 성공한 기업은 자유시장경제의 꽃으로서 그 기업가는 사람들에게 성취와 성공의 표본이다. 사회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각종 기부와 후원을 함으로써 공동체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국가에는 세금납부와 공공사업의 협력자 역할을 하며 소비자에게는 좋은 서비스와 상품을 공급한다. 그러나 기업이 이러한 순기능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거대기업 또는 재벌은 몸집을 키워 힘을 과시·남용하고 편법적 이익을 추구하는 등의 일탈행위로 스스로 사회적 비난과 정부의 규제를 자초한다. 19세기말 이후 거대기업의 노동착취, 경제력집중과 양극화의 유발, 정치권력과의 유착, 시장독점과 교란, 세금탈루, 중소기업 기술탈취나 원가인하의 불공정거래 등이 바로 그것이다.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예전만 못한 또 다른 이유는 고용분야에서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상반된 모습은 역사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정권에 따라 친 기업정책과 기업통제정책을 번갈아 폈다. 그리고 기업의 이윤추구가 고용과 부가가치창출의 원동력임을 인정하고 기업우선주의에 이르게 되었다. 독일은 강소기업을 육성하되 기업의 노동복지적 역할을 중시하고 일본은 강력한 기업육성책으로 자국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국가위상을 높이도록 하였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동인도회사와 산업혁명기 기업의 부작용을 경험하며 오랫동안 기업을 관리대상으로 여겼으나 이후 기업육성책으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어느 정부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이는 기업규모를 기준으로 정책을 펴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은 규모에 따라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로 대별된다. 대기업은 31개 기업집단의 1266개로 공정거래법상 총자산 10조원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이다. 중견기업을 포함하여 고용의 12.1%를 차지한다. 중견기업은 ‘중견기업성장촉진 및 경쟁력강화에 관한 특별법’상의 기업 3558개로 고용의 5.6%인 115만 여명의 근로자와 전체 기업매출의 17.3%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기본법상 3년 평균매출액이 업종별 400억원 이하~1500억원 이하 기업이다. 354만개로 전체기업의 99.9%, 종사자의 87.9%인 1400만명 이상을 차지한다. 이중 매출 10억원 이하~120억원 이하의 소기업이 78.2%를 차지하며 소기업 및 소상공인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306만개(종사자의 37.9%)의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포함된다.
 
이상에서 나타난 기업의 규모에 따라 정책이 다르게 펼쳐지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경쟁력과 자생력을 갖추었으므로 국내적 정부지원을 최소화해야 한다. 소상공인은 시장특성 상 제로섬(Zero sum)이므로 과열경쟁과 대기업의 진출로부터 보호하여 생업을 유지토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중간규모의 중소기업은 착한 거대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집중 지원해야 할 대상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23조 제3항에는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여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중소기업이 기업체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며 사회적 역동성과 경제발전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들을 불공정거래와 불필요한 규제로부터 보호하고, 새로운 기업의 창업과 육성을 통해 일자리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헌법조문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육성’이다. 육성의 당위성과 기대성과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상은 바로 스타트업(startup)과 벤처기업이다. 이들은 기술기반의 중소기업으로써 상품과 서비스의 신규성과 새로운 기술력을 갖춘 기업군이다. 벤처기업은 매출액 대비 연국개발(R&D)비율이 대기업의 2배, 일반 기업의 5배까지 높으며 매출액증가, 순이익률의 경영성과도 상대적으로 높다. 평균근로자수는 일반중소기업의 6.3배에 이른다. 또한 세계시장점유율 1위기업의 절반, 코스닥상장기업의 70%를 차지한다. 또한 한국사회에 기업가정신, 창업에 대한 인식개선, 벤처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벤처스타트업의 확산과 이들의 생존율을 높임으로써 고용증대와 세계시장진출을 도모할 수 있다. 이 시대의 과제인 고용과 성장의 해법을 벤처와 스타트업에서 찾아야 한다.
 
이의준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
유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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