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백화점 식당가가 매년 '장마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장마기간이 메르스와 겹쳤던 2015년을 제외하고 최근 3년동안 장마철 식당가 매출 신장률이 전체 매출 신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장마철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출이 5.2% 늘 때 식당가 매출은 15.1% 증가했다. 2014년에는 식당가 매출 증가율이 8.1%로 전체 매출 증가율 4.1%를 두배 가까이 웃돌았으며 2013년에는 식당가와 전체 매출 증가율이 각각 29.7%와 1.6%를 기록하며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의 경우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식당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 쏟아지는 장마철 외부에서 약속을 잡으면 빗 속에서 가게 위치나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야 한다. 하지만 백화점은 경우 주차 편의가 좋고 위치를 몰라 헤맬 일이 적어 장마철이면 백화점 식당가가 호황을 누린다는 분석이다.
또 열흘에서 길게는 보름간 이어지는 장마철에 높은 습도로 눅눅해진 집을 떠나 시원한 백화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가족단위 고객이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백화점 식당가가 쇼핑하고 남는 시간에 요기를 하는 장소에서 전국 팔도의 맛있는 먹거리를 친절한 서비스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한 점도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리뉴얼을 마친 강남점에 '평양면옥'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고 담양에서 가장 유명한 떡갈비 맛집인 '덕인관'도 들여왔다. 3대째 영업을 이어가며 그간 백화점에 매장을 내지 않았던 '평양면옥'과 칼집만으로 정성스럽게 떡갈비를 만드는 50년 전통의 '덕인관'을 입점시킨 데에는 바이어의 삼고초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대구신세계에서도 세계각국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식당가 '루앙스트리트'를 선보여 국내 최고 수준의 먹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1930년대 상해의 옛 골목을 재해석한 '루앙스트리트'에는 올반, 살라토레쿠오모, 크리스탈제이드. 구슬함박, 아이엠어버거, 와라쿠, 강산면옥, 딤딤섬 등 한식, 일식 중식을 비롯 태국, 이태리 등 다양한 국가의 미각을 맛볼 수 있는 20여개 맛집을 한자리에 모았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올 여름 사상최대의 폭염이 예보된 만큼 도심 속 대형 백화점에서 쇼핑과 여가를 함께 즐기는 '백캉스(백화점+바캉스)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백화점이 점점 물건을 파는 곳에서 쇼핑과 함께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쇼핑리조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차별화 시설과 마케팅으로 '백캉스' 패러다임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는 장마철 백화점 맛집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 소셜커머스 티몬과 손잡고 '1+1'과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일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식당가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