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롯데케미칼이 5분기 만에 업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LG화학에 내줬다. 유가 하락으로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롯데케미칼은 31일 2분기 매출액 3조8533억원, 영업이익 6322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9%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22.4% 뒷걸음질했다. 분기 내내 지속된 유가 하락에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던 기초소재 분야가 양날의 검이 됐다.
석유화학 기초소재인 에틸렌 사업 자체는 활황을 보였으나, 스프레드(원료가와 제품가의 격차)가 지난 2월 780달러선에서 지난달 520달러선까지 떨어지며 실적에 부담이 됐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을 활용한 기초소재 분야 영업이익 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치솟은 에틸렌의 스프레드 덕에 지난 1분기 역대 분기 최대치인 81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이 2분기 유가하락에 따른 수익성 감소에 5분기 만에 LG화학에 업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줬다. 사진/뉴시스
반면 LG화학은 기초소재를 비롯해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및 바이오 등 고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2분기 매출액 6조3821억원, 영업이익 7269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7%, 22.3% 늘며 롯데케미칼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LG화학은 기초소재 분야 비중이 4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3분기 원료가격 안정화 및 우호적 수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분기 대비 떨어진 유가에 수익성이 일부 하락했지만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할 만큼 실적 자체는 견조했다"며 "3분기에는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