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급등한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국내유가도 연고점 돌파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 요인이 적어도 한 달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유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보통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의 리터당 국내 주유소 평균 판매가는 각각 1507.12원, 1298.64원씩이었다. 휘발유는 13주, 경유는 14주 연속 오름세다.
3개월 이상 이어진 상승세에 국내유가는 연고점을 넘보고 있다. 이미 올해 국내유가 최고치(2월 2주차, 휘발유 1517.20원·경유 1308.27원) 턱밑까지 근접한 상태다. 지난 2분기 저점을 찍은 국제유가가 지난 8월 미국 멕시코만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여파에 본격적인 오름세로 돌아선 뒤, 꾸준히 올라온 탓이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 기름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주유소 주유기에 리터당 1826원의 휘발유값이 표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업계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거래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하루 새 2.4%나 오른 배럴당 53.90달러로 장을 마감한 데 주목하고 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감산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초 주요 산유국들은 다음달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를 통해 감산 연장 합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OPEC 총회를 통해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보였던 국제유가가 사우디의 이른 감산 연장 지지 선언에 급등한 것. 큰 변수가 없는 한 한 달여가 남은 OPEC 총회까지 해당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유가 상승 역시 탄력을 받으며 연중 최고가 경신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OPEC 회원국들의 감산 여부는 국제유가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인데 이 가운데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감산 연장을 조기에 지지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국제유가가 OPEC 변수를 맞이하게 됐다”며 “유가 상승 여력을 상쇄할 마땅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국내유가의 연고점 돌파는 11월내 가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