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여름철 미국 주요 정유시설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여파에 LPG 국제도입가격과(CP) 국내 판매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마진에 LPG 수입사들의 표정이 썩 밝지만은 않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8월 리터당 785원 수준이던 국내 차량용 LPG충전소 판매가격은 이달 첫째주 857.8원까지 올라섰다. 약 3개월째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연중 최고가(3월 넷째주, 858.9원)에 근접해졌다. 지난 8월 kg당 983.27원이던 일반 프로판 가격도 10월 평균 1083.12원으로 오른 상태다. 아직 공식집계는 되지 않은 상태지만, 이달 첫째주 가격 역시 지난달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판매가 상승에도 국내 LPG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K가스와 E1의 표정이 썩 밝지만은 않다. 국내 판매가 인상률이 가격 책정의 기반이 되는 CP 오름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일 오름세를 지속 중인 국내 LPG 판매가에도 SK가스와 E1이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LPG 국제도입가격 인상폭이 국내 판매가 오름폭을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LPG 충전소에서 차량들이 충전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실제로 지난 8월 톤당 평균 90달러 인상된 CP는 9월 50달러, 지난달 87.5달러씩 치솟았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톤당 340달러 수준이던 CP는 지난달 567.5달러까지 올라섰다. 3개월 새 66.9%나 오른 셈이다. 반면 해당 가격이 반영된 국내 수입사들의 공급가격은 지난 8월 가정용 일반 프로판 기준 713.8원(kg당)에서 이달 899.8원으로 26% 오른 데 그쳤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CP를 기반으로 환율과 각종 세금, 유통비용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수입물량의 국내까지의 운송시간을 고려해 지난달 CP가 이달 국내 공급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CP가 국내 공급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국내 공급가는 해외와 다른 시장 특성도 반영되고, 수입사들이 인상 가격을 분산 반영하는 경우도 있어 마진율이 CP와 항상 같은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LPG 수입사들은 계절적 수요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가 예상되는 4분기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는 눈치다. 또 지난 9월 국회에서 최종 통과된 LPG차량 구매 범위 확대(5인승 이하까지) 개정안 역시 중장기적 호재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