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견조한 실적을 이어온 국내 주요 화학사들이 연말 인사를 통해 그룹 내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한화와 LG는 각각 지난달 17일과 이달 1일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한화는 그룹 산하 7개 계열사에서 8명의 사장 승진자를 배출한 가운데,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그룹 내 단 2명뿐인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나머지 승진자들이 금융 및 유통 계열사 소속인 점을 감안하면 제조업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승진자다. 석유화학 부문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유화부문 2년 연속 사상최대 실적을 눈 앞에 둔 공로가 높게 평가됐다.
한화케미칼과 LG화학이 최근 실시된 각 그룹 임원 인사에서 두드러진 무게감을 보였다. 이번 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왼쪽)와 최장수 LG화학 CEO 타이틀을 유지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사진/ 각 사
LG화학은 그룹 전체 157명의 임원 승진자 중 22명을 배출했다. LG전자(67명), LG디스플레이(26명)에 이은 세 번째 규모로, 임직원 수를 감안하면 뒤지지 않는 무게감이다. 3분기 기준 LG전자 임직원은 3만8011명(임원 311명), LG디스플레이 3만3361명(임원 119명)이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임원은 116명, 직원은 1만6930명으로 집계됐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며 역대 최장수(2012년 12월 선임) LG화학 CEO 타이틀을 유지했다. 이밖에 노기수 LG화학 부사장은 그룹 전체 5명의 사장 승진자 중 한 명이 됐고, 최승돈 연구위원은 2명에 불과한 2단계 발탁 승진자로 낙점되며 전무에 올랐다.
한화케미칼과 LG화학이 그룹 연말 인사에서 두각을 보인 원동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호조로 분석된다. LG그룹 관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랐다"며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 이상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한화케미칼도 2년 연속 사상최대 연간 영업이익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한편, 국내 화학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임원 인사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케미칼은 앞선 양사에 비해 승진 폭이 적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월 그룹을 4개의 비즈니스유닛(BU)으로 나누며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개편을 통해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는 그룹 첫 화학BU장에 올랐고, 김교현 LC타이탄 대표는 롯데케미칼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