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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무술년, 글로벌 금융시장 격동기를 주도하자
입력 : 2017-12-15 오전 8:00:00
내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내년 3차례의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신호탄으로 위기를 맞는 국가도 나올 수 있다. 국가와 개인의 빚 관리 능력 그리고 각 국가 간 화폐, 환율 등을 둘러싼 경제패권 다툼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역시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을 넘어선 지 5년 새 50% 이상 증가했다. 가계부채의 급증이 소비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끼쳐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에는 저소득 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가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가상화폐, 인터넷은행 등의 4차 산업부문을 통한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 가상화폐라는 새로운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IT강국인 우리나라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폐나 동전과 같은 실물 없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공간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채굴을 통해 인터넷 네트워크에 P2P(개인대 개인)방식으로 분산 저장, 운영되는 암호화 화폐를 일컫는다. 무엇보다 가상화폐는 기존의 중앙집권형 시스템 아래에 거래되던 기축통화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은 씨티은행, 뉴욕내셔널상업은행, 하노버은행 등 글로벌 금융재벌기업 소유다. 가상화폐 시장은 이런 중앙집권식 통화 시스템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은 전체 거래의 20%가 우리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다. IT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 시장의 역할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도 가상화폐에 대한 미래 가치를 보고 선물거래가 가능하도록 제도권으로 편입시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은행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지난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배경으로 3개월 만에 계좌개설 고객수 400만명을 넘어섰다. 출범 직후 한 달간 개설된 계좌 수는 307만건으로 지난해 1년간 일반은행에서 개설된 비대면 계좌 수 15만500개의 무려 20배에 달했다. 또한 대출 잔액 1조4090억원, 예·적금 잔액은 1조9580억원으로 실적도 가파르다.
 
우리나라에서의 인터넷은행 성장세는 20년 전에 먼저 시작한 미국 영국 보다 더욱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아무리 선전해도 기존 금융시장의 10% 정도를 넘기 힘든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80%에 달하는 압도적인 스마트폰 보급률과 8000만명에 달하는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 등 기본 IT강국의 토양을 갖췄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글로벌 성장은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18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왝 더 독(Wag the Dogs)을 강조했다. 왝더독은 주식시장에서 쓰는 단어로 선물시장(꼬리)이 현물시장(몸통)을 흔들 때 주로 사용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가상화폐와 인터넷은행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가상화폐의 경우 다행히 우리나라 정부도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조건부 허용 방침을 밝혔지만 제도권으로 끌어 들여 시장 안에서 안정적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인터넷은행은 은산분리 완화를 통한 자본 확충 지원으로 메기가 아닌 글로벌 메인 금융기업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보신주의와 정쟁을 넘어 우리나라 금융시장 뛰어놀 수 있는 ‘판’을 마련해줘야 한다. ‘한국금융’이 보유한 강력한 ‘무기’를 필두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몸통을 뒤흔들 수 있도록 말이다.
 
고재인 금융부장
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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