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지하철에 최대 34%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공기질 개선장치를 순차적으로 설치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시민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시설의 미세먼지를 낮추고자 신형 전동차에 국내 최초로 공기질 개선장치를 내장해 제작했다고 8일 밝혔다.
전동차량 내 공기질 개선장치 설치는 서울시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8대 개선 대책 중 하나다.
공기질 개선장치는 12분마다 지하철 객실 내 전체 공기를 거를 수 있는 용량을 갖춘 시스템으로 이중으로 설치된 필터를 통해 1차로 일반 먼지를 걸러내고 2차로 미세먼지를 거른다.
5대의 신형 전동차에 총 100대의 공기질 개선장치가 설치돼 운영하며 연내 15대에 총 300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공사가 작년 9월부터 공기질 개선장치를 시범 가동하고 미세먼지 효과를 분석한 결과, 공기질 개선장치가 가동된 차량의 경우 가동되지 않은 차량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8.15% 더 낮았다.
조사는 환경평가측정 전문업체인 ㈜대명환경기술연구소가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쳐 혼잡시간대와 비혼잡시간대로 나눠 진행했다.
당산역을 출발해 도착하기까지 1량에서 5분 단위로 측정했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차량간 통로문을 통제한 후 진행했다.
지하철 이용객이 많은 혼잡시간대(오전 7~9시) 미세먼지 농도는 비혼잡시간대(오전 9~오후 6시) 4% 절감보다 세 배 가량 높은 평균 12.3%까지 줄어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잡시간대 2호선 신촌역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최대 34.2%까지 감소했다.
미세먼지를 거르는 정도를 나타내는 집진 효율도 93.8%로 높았다. 다만, 전동차에는 승강장과 역 외부에서 공기가 수시로 유입돼 미세먼지 농도도 수시로 달라질 수 있다.
공사는 환기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은 경우에도 미세먼지 농도는 혼잡시간대 평균 102㎍/㎥, 비혼잡시간대 평균 74㎍/㎥로써 환경부가 고시한 ‘대중교통차량의 실내 공기질 권고기준’ 농도인 200㎍/㎥ 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며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검증된 만큼 앞으로 제작되는 모든 신형 전동차에 공기질 개선장치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지난 1월17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