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는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기리고 노동자 권익 지원 역할을 맡을 전태일 노동복합시설을 만든다고 11일 밝혔다.
가로 14.4m 세로 16m의 대형 벽면에 전태일 열사의 자필편지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될 전태일 노동복합시설은 지난 9일 착공해 오는 12월 정식 개관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전태일 기념관’을 비롯해 노동자 건강증진센터, 노동권익센터, 공유사무공간 같은 노동자 지원시설을 한 곳에 집약했다.
서울시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와 현실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던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은 노동존중문화 상징시설이자,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를 지원하는 거점시설로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건물은 지상 1~6층 규모, 연면적 1940.73㎡로 들어선다. 전태일 기념관(1~3층)과 노동자 지원시설(4~6층)로 구성된다.
또 전망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내부에서 청계천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2층엔 연극, 뮤지컬, 판소리 등 노동과 관련된 문화공연을 열리는 50석 규모의 공연장과 휴게공간, 1층엔 기획전시실과 전시품을 보관하는 수장고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3층은 전태일 열사의 유품과 당시 노동계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품 480여점을 볼 수 있는 전시실, 1960년대 평화시장의 봉제 다락방 작업장을 재현한 시민 체험장, 전태일 정신과 노동의 역사·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교육장이 자리잡는다.
노동자 지원시설로는 소규모 노동단체나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이 일정기간 사용할 수 있는 노동허브(공유사무공간)와 비정규직 소외계층 노동자들에게 산업재해 예방 및 재활 서비스를 제공할 노동자 건강증진센터가 있다.
취약근로자 지원을 위한 노동복지 중심기관인 서울노동권익센터는 현재 위치(안국역 인근)에서 자리를 옮긴다.
특히, 건물 정면에는 금속재 스크린으로 1969년 전태일 열사가 근로감독관에게 쓴 자필편지 전문을 필체 그대로 구현한다.
건물 밖을 지나는 사람 누구나 전태일 열사의 의지가 담긴 편지를 읽을 수 있도록 설치해 노동권익 상징시설로서 정체성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개관 이후에는 10분 거리에 있는 청계천변 전태일 다리, 전태일 동상과 연계해 노동권익 체험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조인동 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은 “전태일 노동복합시설을 노동존중특별시 서울 지역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와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노동에 대한 권리와 가치를 상징하는 시설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개관할 전태일 노동복합시설 이미지.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