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국내 돼지 농가에서 A형 구제역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전국에 우제류(소,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짝수로 갈라진 동물군) 일시 이동 중지명령을 내리는 한편 경기와 충남 지역 돼지농가에 대해 긴급 백신 접종에 나섰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구제역 의심 신고된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소재 돼지농장에 대한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구제역 'A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은 지난해 2월 충북 보은 한우 농장에서 마지막 발생 이후 407일 만에 발생했다. 구제역 발생 농장은 6개동에서 917두를 사육하는 농장으로 어미돼지 등에서 발굽 탈락 등 증상이 확인됐다.
국내에서 A형 바이러스가 돼지에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소 농가에서 두 차례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확인된 바이러스는 모두 O형이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A형 바이러스가 돼지에서 발생한 것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전체 구제역 가운데 3건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정부도 O형에 대한 예방접종만 실시해 온 상태로 방역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이날 긴급 방역심의회를 열어 위기경보단계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전국 모든 우제류 가축농장 및 관련 시설에 대해 낮 12시부터 29일 오후 12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 농식품부의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제역·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개편해 대응키로 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발생 농장의 돼지 917마리와 발생농장으로부터 3㎞ 내 사육장의 가축은 모두 살처분하고, 현재 O+A 백신을 접종 중인 소에 대해서는 현장 가축방역관의 판단에 따라 필요할 경우 살처분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구제역 발생지역인 경기도와 대규모 사육단지가 위치한 충남지역은 돼지 전 농가에 예방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접종 대상은 경기도와 충남도 내 돼지 약 440만두다.
일시 이동중지와 별개로 전국 돼지농장은 27일부터 내달 2일까지 일주일간 농장 간 돼지 이동이 제한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원인 및 유입경로 등에 대해서는 현재 중앙역학조사반이 투입되어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농장내 잔존 바이러스에 의한 발생 가능성, 차량 등에 의한 외부로부터 유입 가능성, 종전 발생했던 구제역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 역학조사 및 유전자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7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의 한 돼지사육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요원 및 관계자들이 돼지들을 살처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