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삼성전자와 고용노동부 사이의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 논란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핵심기술' 판단 여부가 최종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16일 열리는 산업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반도체전문위원회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반도체위원회가 16일에 결정하지 않고 한두차례 더 회의를 개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부 산업재해 피해자 등이 고용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제기하자 작업환경 보고서의 공개를 막기 위해 법원에 행정소송을 내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산업부에 자사의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공장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내용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돼 있는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기업이나 기관은 보유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정을 산업부 장관에 신청할 수 있다.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인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심의한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9일 '작업환경 측정보고서에 영업비밀로 볼 만한 정보가 없다'고 공식 발표하며 기존 공개 방침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부는 작업환경 측정보고서에는 기업 영업비밀로 볼 만한 정보가 없으며, 설령 영업비밀이더라도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약 작업환경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없다는 산업부의 판단이 나올 경우 사법당국도 작업환경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돼있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삼성전자의 의도대로 보고서의 전부 또는 일부가 공개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재판부의 판단이 우선이지만 산업부가 작업환경 측정보고서에 국가핵심자료가 들어 있다고 판단하면 그 내용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며 "산업부가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판단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를 보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이 사안이 국가기밀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공공정보인지 16일 열리는 반도체전문위원회에서 전문가 위원들이 판정할것"이라며 "(공개했을 경우) 피해자가 있는 사안이고 해서 균형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메모리 반도체 공장 신규라인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