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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낙지’…같은 듯 다른 남한말, 북한말
형태는 같아도 의미 달라…호칭·인사말도 차이
입력 : 2018-04-29 오후 3:04:1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교류가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비슷하면서도 다른 남한말과 북한말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국립국어원의 ‘남에서는 이런 말, 북에서는 저런 뜻’을 살펴보면 남북은 같은 대상을 다르게 부르는 경우가 있다. 남한에서 가리키는 오징어를 북한에서는 ‘낙지’라 부른다. 대신 북한에서는 낙지를 가리켜 ‘서해낙지’라고 한다.
 
이러한 단어들은 개고기(단고기), 나이테(해돌이), 다이어트(살까기), 돌고래(곱등어), 맞벌이가정(직장세대), 서명(수표), 상추(부루), TV채널(통로), 파우더(돌분), 플러그(꽂이), 화장실(위생실) 등이 있다.
 
형태는 같지만 의미나 용법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다. ‘일 없다’는 남에선 ‘소용이나 필요가 없다’의 의미로 쓰이는 반면, 북에선 가벼운 사양의 뜻이나 ‘괜찮다’의 의미로 사용한다. ‘까지다’의 경우 남한에서 ‘학생이 까졌다’고 하면 ‘학생이 되바라졌다’의 의미지만 북한에서는 ‘학생이 (살이) 빠졌다’의 의미로 쓰인다.
 
‘문란하다’는 북한에서는 ‘질서가 없다’ 외에도 ‘3학년1반 줄이 문란하다(줄이 안 맞다)’ 같은 경우에도 사용한다. ‘바쁘다’도 북한에서는 ‘겨를이 없다’의 의미 외에 ‘힘들다’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방조하다’, ‘사변’, ‘소행’ 등의 경우 남한은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긍정적인 경우에도 사용한다.
 
경어법이나 인사말 같은 언어예절도 다르다. 북한에서 여사, 댁, 가계, 자제 등의 말 들은 김일성과 그 가계에만 사용하며, ‘께서’나 ‘님’, ‘~시~’ 같은 존칭 표현들도 그 외의 인물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 결과 북한 사람들은 일상에서 존칭 표현들을 남한에 비해 덜 쓰는 경향이 있다. 남한에서 ‘-ㅂ시다’는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직위가 높은 사람에게 사용할 수 없는 표현이지만, 북한에서는 ‘아버지, 집에 갑시다’ 등으로 사용한다.
 
북한에서는 오래간만에 만나는 사람에게 ‘그새 앓지 않았습니까?’를 인사말로 사용하기도 하며, 연말연시 인사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대신 ‘새해를 축하합니다’라고 한다. 또 ‘오래 오래 앉아 계십시오’가 장수를 기원하는 인사말로 쓰이며, 남한에서 생일을 높여 부르는 ‘생신’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친족간의 호칭어나 지칭어도 표현이 다르다. 오빠의 아내를 가리켜 남에선 ‘언니’라고 하지만, 북에선 ‘형님’이나 ‘오레미’라고 한다. 장인의 경우 북한에서는 ‘장인’이라고도 하지만, ‘가시아버지’라고도 한다. ‘큰아버지’는 남한에서의 ‘아버지의 형’ 외에도 북에선 친족이 아닌 경우에도 흔히 쓰인다.
 
북한에서는 ‘선생’이라는 낱말 그 자체에 존경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님’을 붙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남한에서는 결혼할 나이의 젊은 여성을 부르는 말로 '아가씨'를 흔히 쓰지만, 북한에서 ‘아가씨’는 유흥업소 접대원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경상북도 울릉도 동도항에 어민들이 오징어를 건조하는 모습. 북한에서는 오징어를 ‘낙지’라고 부른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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