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동북아 수퍼그리드'에 대해 기술적·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다만 일본의 경우 여건 조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운규 장관은 8일 오전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 회장과 면담을 갖고, 재생에너지 협력, 동북아 수퍼그리드 구축, 4차 산업혁명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백 장관은 국가 간 전력망을 연계하는'동북아 수퍼그리드'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입장을 문의했다. 손 회장은 이에 대해 "기술적·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러시아·몽골·중국 등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일본의 경우 여건 조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도 답했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동북아시아 역내 국가간 전력망을 연계하는 사업이다. 청정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 몽골에서 전기를 생산해 한국, 중국, 일본으로 공급하는 국제 전력망을 구축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백 장관과 손 회장은 에너지에 대한 여러 의견도 교환했다. 손 회장은 "지난 8년간 재생에너지 공급비용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낮아졌고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특히 에너지 저장장치에 많은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장관도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의 비용·불안정성 문제가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빠른 속도로 해결될 것"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이와 함께 백 장관은 반도체·자율차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을 소개하면서 소프트뱅크의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유니콘 기업 등에 투자하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1000억달러 규모로 출범시킨 바 있는데 그 결과가 매우 성공적"이라며 "앞으로 한국 투자를 위해 한국의 국부펀드, 연기금 등과의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IoT, 인공지능(AI), 스마트 로봇 등 소프트뱅크가 집중하고 있는 3대 투자분야를 설명하면서 특히 AI 분야를 중심으로 유망한 한국기업과의 협력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백 장관은 손 회장과의 면담에 이어 '한·일 원전 안전·해체 포럼'에 참석, 원전 안전 개선방안 및 해체 추진현황,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규제 강화 및 원전 재가동 현황 등을 논의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8일 오전 일본 동경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