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정부가 미국 행정부의 가정용 세탁기, 태양광 셀·모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판단, 이를 WTO 분쟁해결절차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계와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거쳐 미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WTO 제소 방침을 결정했다"며 "WTO 협정에 따른 양자협의 요청서를 미측에 전달하고 WTO 사무국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3일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이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판단해 수입 할당량(쿼터)을 지정하고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미국으로 수출하는 세탁기 총 120만대에 한해 20%의 초과 관세, 이를 초과할 경우 50%의 관세를 물게 된다. 다음해에는 120만대에 한해 18%, 120만대 초과 시 45%의 관세가 부과된다. 3년차에는 각각 16%, 40%의 관세가 매겨진다.
부품의 경우 1년차는 연간 5만개에 대해선 무관세, 5만개 이상에는 50%의 초과 관세가 부과된다. 2년차에는 7만개 이상에 45%, 3년차에는 9만개 이상에 40%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같은 조치에 따라 한국 세탁기의 대미 수출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한미 양자협의 등을 통해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 철회와 이에 상응하는 보상 등을 꾸준히 요청해 왔다.
세이프가드 협정은 세이프가드 발동국(미국)이 세이프가드로 피해를 보는 수출국(한국)에 다른 품목의 관세 인하 등 적절한 방식으로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해보상 합의가 되지 않은 만큼, 한국은 미국에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보상 협의가 결렬됨에 따라 정부는 지난달 6일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4억8000만달러 상당의 양허정지 추진 계획을 WTO 상품이사회에 통보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분쟁에서 우리측이 승소할 경우 양허정지가 즉시 시행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양국은 'WTO 분쟁해결 규칙 및 절차에 관한 양해'에 따라 분쟁 절차의 첫 단계인 양자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만약 이 양자협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패널설치 등 본격적인 재판 절차에 돌입한다.
미국 라스베가스 홈디포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LG전자 세탁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