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주민이 직접 마을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찾아 511개 달하는 지역문제를 해결했다. 서울시는 13개 자치구 35개 동에서 마을계획사업을 벌여 지난 2년간 511개 지역문제를 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마을계획사업은 주민이 직접 우리 마을의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마을계획을 수립해 직접 실행한다. 35개 동에서 주민 총 3874명, 동별 평균 110명이 참여했다.
당초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이 발제한 마을의제는 총 519개로, 98.7%에 해당하는 511개 의제를 해결했으며, 나머지 8개는 장기적 검토가 필요한 의제다. 마을계획사업은 각 동별로 주민 관계망 속에서 마을의 의제를 함께 선정하고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지원 아래 분과활동과 숙의를 거쳐 주민들이 함께 실행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대표적으로 은평구 응암2동에는 마을의 뚜벅이 육아맘들이 아이와 함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실내 놀이터 ‘육아사랑방’이 문을 열었다. 유아·아동 인구가 전체 13%일 정도로 상당수지만 아이들을 위한 시설과 공간이 거의 없어서 고민이 깊었던 주민들의 주도로 계획을 수립해 동네교회에서 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내 키즈카페, 문화센터, 카페테리아 등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영등포구 여의동에서는 ‘사람책’이라는 이색 재능기부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30여년 동안 학생들에게 발레를 가르쳤던 선생님을 비롯해 요리, 재테크, 천연제품 만들기 등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있는 주민들이 ‘사람책’을 자임해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다른 주민들에게 전해주고 이웃 간 정도 쌓고 있다.
동대문구 전농2동 주민들은 전농초등학교 정문 앞 칙칙했던 옹벽을 주민들이 직접 그린 벽화로 밝고 화사하게 변화시켰다. 아이들에게 안전한 학교길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을어른들의 제안으로 시작한 벽화 그리기에는 동네 어른들과 전동초 학생들이 동참해 300개가 넘는 작은 나무판에 저마다의 꿈을 담은 그림을 그렸다.
주민들이 제안한 의제는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동 전체의 보편적인 문제를 다뤘다. 동작구 대방동의 마을의제를 보면 용마 무지개길 개선, 다복다복 봉사단, 자주 만나, 와글와글 꿈터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됐다.
은평구 갈현1동, 마포구 서교동, 양천구 신월5동, 신정3동 등 일부 동에서는 마을계획 추진을 위해 시에서 지원하는 사업비 동별 3000만원 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실행재원을 마련하면서 실행률과 주민 자치력을 높였다. 용산구 효창동, 한남동, 광진구 중곡4동, 구의4동, 강북구 삼각산동, 번3동 등 6개 동은 3단계 마을계획 사업에 참여해 7월 중 마을총회를 개최하고 의제를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 금천구 독산4동주민센터에서 열린 마을계획단 설립식에서 주민들이 모여 비전퍼즐을 맞추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