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어촌과 어항 현대화 사업인 '어촌뉴딜 300' 정책의 추진 계획이 마련됐다.
해수부는 28일 어촌뉴딜 300 추진 계획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어촌뉴딜 300은 어촌의 혁신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300여개의 어촌·어항을 현대화하고 해양관광을 활성화 하는 사업이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도 어촌뉴딜 300을 역점사업으로 손꼽았고, 지난 5월 50억원의 추가경정예산도 확보하면서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어촌과 어항은 어촌 주민의 생활공간이자 경제활동 핵심시설이지만 그 동안 지자체의 예산 부족 등으로 낙후돼 주민 불편과 안전 문제까지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어촌의 고령화와 공동화까지 이어져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해양레저·관광 수요가 증가하면서 어촌에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교통 불편과 낙후된 인프라 등으로 어촌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도 사업 추진을 앞당겼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을 축소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어촌뉴딜 300 사업은 레저·관광 수요가 증가하는 문화 등을 고려해볼 때 도로와 철도 등 대형 SOC 사업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효과 등 투자 대비 효율이 높다는 것이 해수부의 판단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건설산업 혁신방안', '어촌뉴딜 300 추진계획'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수부는 크게 ▲어촌 접근성 제고를 위한 해상교통시설의 현대화 ▲어촌의 핵심자원을 활용한 해양관광 활성화 ▲어촌지역의 혁신역량 강화라는 3대 추진방안을 세웠다.
먼저 해수부는 전국 2400여개의 어항과 포구 가운데 300개의 소규모 어항·포구를 선정, 여객선이 안전하게 입·출할 할 수 있고 승객들도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접안시설(선착장, 소형선 부두 등)을 마련한다. 김 장관은 "일본이나 영국 등 유럽의 인프라와 결정적 차이가 나는 곳은 시골 어항이나 도서 선착장"이라며 "우리나라 전체 어항·포구의 15%에 대해 최소한 배 대놓고 자고 오거나 즐길 수 있는 기반시설을 정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많고 안전사고가 빈번한 항포구에는 안전난간과 구조사다리, 지능형 CCTV 등 안전시설도 설치·보강한다. 또 여객선 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대합실, 매표소, 화장실 등)을 개선하고, 항공·고속버스 등과 유사한 모바일 승선권 및 여객선 승선 자동 확인 시스템 등도 도입할 방침이다.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촌이 보유하고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해안선을 따라 권역별로 해양관광 거점을 만들고,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해 관광 브랜드화를 추진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양레저문화 확산을 위해 해양레저 관련 육해상 인프라를 구축하고 종주가 가능한 U자형 바다 둘레길 관광코스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지역의 현황을 진단하고 지역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어촌재생형, 관광레저형, 어촌휴향형, 수산특화형 등 맞춤형 특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책적인 투자 개발과 함께 어촌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지역민과 지자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어촌뉴딜 협의체'를 지역별로 구성하고, 이 협의체들이 사업을 발굴하고 공동체의 역량을 키우는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다.
또 과거 생산 위주였던 어촌의 산업구조를 생산부터 유통·가공·체험·관광까지 포함된 융복합 구조로 다변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할 방침이다. 여기에 귀어인구의 연착륙을 위해 창업·주택마련 자금 지원과 귀어학교 확충, 청년 창업 지원 등의 인구 유입 정책도 강화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올해 하반기 사업 대상지와 우선 순위를 선정하는 등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3000억원 규모로 2022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그동안 해수부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온 어촌뉴딜 300 사업의 청사진이 마련된 만큼, 관계부처 등과 긴밀히 협력해 국가 균형발전 실현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