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지난 2013년 고용노동부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자 불법파견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차관을 포함한 고위 당국자들이 회사측과 부적절한 뒷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고용노동부 장관 자문기구인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감독의 적정성'에 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당시 고용부가 이 같은 내용의 비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AS센터에 대해 불법파견 의혹이 제기되자 그 해 6월부터 7월까지 수시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이후 고용부는 같은해 9월16일 '불법파견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위원회 조사결과 당시 현장에서 수시감독을 했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수시감독총괄팀은 2013년 7월19일 보고서를 통해 "원청에서 최초 작업지시부터 최종평가에 이르기까지 하청근로자들을 실질적으로 지휘명령하고 있다"며 불법파견으로 결론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시감독 마지막 날인 7월23일 본부에서 정책실장 주재로 회의가 개최됐고, 이 자리에서 고용부 고위공무원들은 감독기간을 연장하며 감독방향을 전환시켰다고 개혁위는 판단했다. 특히 고용부 차관 등 고위 당국자들은 원만한 수습을 위해 삼성 측의 개선안 제시가 필요하다며 감독 결과를 놓고 삼성 측과 물밑 협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개혁위는 고용부가 사실관계에 따라 엄정한 감독을 해야 함에도 고위 공무원들이 나서서 감독 대상인 사측과 은밀하게 거래를 시도했고, 감독을 통해 획득한 공무상 비밀이 사측에 유출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개혁위는 김영주 노동부 장관에게 "삼성전자서비스 수사감독과정에서의 고위공무원들의 부당행위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라"며 "혐의사실 중 일부에 대한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사정 등을 고려해 검찰에 신속하게 수사를 촉구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수사결과에 따라 관련자 징계 및 명예회복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근로감독 업무의 독립성 보장, 본부와 지방관서간 역할의 명확화와 투명한 운영, 이해관계자 의견청취의 투명성 확보, 공무상 비밀 엄수에 관한 내용을 집무규정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경기도 수원의 삼성전자 서비스 본사.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