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사람이 타는 유인드론이나 1인승 초경량 비행장치(플라잉 보드)의 시험 비행이 가능해진다. 또 아스팔트나 콘크리트가 아닌 신소재를 사용한 도로포장도 가능해져 태양광 도로 등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정부는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55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성과 및 향후계획'을 논의·확정했다.
이날 정부는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의 시장 출시에 장애가 되는 규제 등 65건을 정비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 총리는 "지난 2주 동안 항공운송사업자 면허기준 등 기업의 시장진입 규제 40건과 관광안내업 자본금 요건 등 창업을 제약하는 규제 105건을 정비했다"며 "오늘 발표하는 규제 개선 내용은 내년 1월 규제샌드박스법 시행의 취지를 미리부터 살리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무조정실은 먼저 법령이 과도하게 한정적으로 정의돼 시장 진입 기회가 차단되거나 제한되는 것을 제거한다. 또 언제라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하도록 '혁신' 카테고리를 도입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초경량비행장치가 행글라이더, 패러글라이더, 낙하산류, 기구류 등 8종으로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규제 정비로 유인드론, 플라잉보드 등 새로운 형태의 비행장치 시험비행이 허용되도록 '기타 카테고리'가 신설된다. 이를 통해 이들 비행장치들들의 시험비행이 가능해지고 관련 연구개발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노면표시 소재 범위는 도로표시용 도료, 반사테이프, 노면표시병으로 한정돼 있다가 앞으로는 '발광노면표시'까지 범위가 확대 돼 LED 등을 활용한 노면표시가 가능해진다. 아스팔트, 콘크리트 이외에 성능이 우수한 폴리머, 플라스틱 포장 등 신소재 포장재료 활용이 가능해져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된 도로 등도 선보일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법령이 신기술 연구·개발을 저해하고 기업활동을 옭아매지 않도록 금지사항만 열거하고, 일정조건만 되면 모두 허용하는 체계로 전환한다.
'시신유래물'(시신으로부터 수집하거나 채취한 물질) 관리기관을 의과대학에서 시신유래물 은행까지 확대하고 일정조건 하에 일반 연구자의 시신유래물 분양연구를 허용한다. 이를 통해 시신유래물을 활용한 임상의학·생명공학 연구 활성화로 치매 등 퇴행성·난치성 질환의 진단 정확성 개선, 발병 메커니즘 및 예방·치료법 연구 도모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전 심의·검사 대신 사후 평가·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인허가 요건을 미리 제한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요건을 갖추도록 하되 사후에 적정성을 검사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한다.
개인위치정보사업의 경우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진입장벽이 낮아져 절차와 시간이 단축되고 아동위치알림 서비스, 배달앱 서비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 촉진될 예정이다.
이외도 정부는 지난 16일 공포된 규제샌드박스 3법의 후속조치와 함께 본격적인 규제샌드박스 법 시행에 앞서 적용 사례도 선제 발굴하고 있다.
실외 테스트가 불가능했던 '배달로봇'의 경우 구역·기간을 한정해 실제 도로에서 안전성·사업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위생과 안전 우려가 없는 신기술을 적용한 축산 농장은 증축도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발표된 포괄적 네거티브 전환과제 38건 가운데 34건은 조치가 완료됐거나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나머지 과제는 올해 입법조치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 전면적인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전환을 위해 부처별 법령을 전수조사해 내년에 발표하고, 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특구법 등 이른바 '규제샌드박스법'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이번 주중에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