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공급 측면에만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파리기후협약에 제출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의 37%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선 에너지 소비행태의 패턴을 분석하는 등 수요관리가 필수라고 제언했다.
<뉴스토마토>가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투자 2018(World Energy Invest)'와 영국에너지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작년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억7970만톤에 달했다. 우리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스웨덴(4800만톤)의 14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50억8770만톤), 일본(11억7660만톤), 독일(7억6380만톤)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스웨덴의 경우 2045년까지 신재생 비중을 100%로, 탄소배출 '제로화'를 목표를 내걸며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스웨덴은 조선업 도시에서 한국의 도전에 밀려나 대형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팔며 '말뫼의 눈물'로 유명해졌다가, 이제는 에너지 자립·환경 도시로 탈바꿈한 말뫼가 있는 나라다. 최근 청와대 참모진들이 이 도시를 방문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에너지전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도 아직 에너지 소비에 있어서는 이렇다할 성과가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은 최근 10년 동안 24.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 독일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우리보다 많지만 10년 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각각 13.5%, 7.1%, 5.4% 씩 줄이는 등 추세적으로는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공급에만 치우쳐 있고, 에너지소비에 대한 투자나 관심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위원장이었던 김진우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기술원 특임교수는 "앞으로 에너지 계획은 한정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소비 감소를 통해 환경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며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를 파악하고 에너지 소비에 대한 수요관리에 대한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대경·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