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감독원이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차주를 위해 대출원금의 최대 45%를 감면해주는 채무조정 방안을 협의 중이다.
5일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7월에 윤석헌 감독원장이 발표한 혁신과제 중 하나"라며 "은행권과 협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행들과 아직 협의 중이기 때문에 도입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은행권 취약차주 부담완화 방안'은 취약차주가 빚을 갚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나 법원의 채무조정에 들어가기 전에 은행차원에서 미리 채무를 조정해 주자는 취지다.
주로 대상은 기초수급자·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과 실업·폐업·질병에 따라 재무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빠진 차주다. 이들 중 은행 신용대출 원금이 월 소득의 35배를 넘을 정도로 많아 대출상황이 어려워지면 대출 원금을 최대 45%를 감면해준다.
은행권 대출 원금 감면제도와 함께 취약차주 기한이익 상실 시점 연장도 이뤄진다. 기한이익 상실은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 금융회사가 대출금을 만기 전에도 회수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금감원은 주택담보대출 기한이익 상실 시점을 연체 후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은행권과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상호금융조합업이 취약·연체차주에 대한 체계적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안을 당부하기도 했다.
최근 윤 원장은 상호금융조합회장 간담회에서 "금리인상, 부동산경기 하락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현실화될 경우 저신용·저소득 시민·취약계층이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상호금융기관은 지역 경제 사정에 정통하기에 자영업자 지원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상호금융기관이 그 설립 목적과 철학에 맞게 서민들에게 금융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때 상호금융 정신이 더욱 빛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우선 신용평가 등 여신심사 역량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상호금융기관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금감원의 취약차주 지원방안은 윤석헌 원장의 혁신과제의 일환이다. 윤 원장은 취임 두달여만에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당시 그는 "서민취약계층을 금융사 단기수익 추구 행위에서 보호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해 경제적 불평등해소에 기여하겠다"며 관련 추진목표를 강조했다.
윤 원장이 취약차주의 금융지원 강화를 위해 발표한 핵심과제는 3개다. 자영업자·중소기업 위험관리 및 맞춤형 지원 강화, 저소득채무취약계층 등에 대한 종합적 지원 확대, 금융사 포용적 금융확산을 위한 인센티브 강화 등이다.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