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혼부부들이 금융정보와 소득정보에 맞춰 주택 입주 가능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내 집 SOS’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8일 오후 시청 집무실서 시정 주요 현안에 대한 시민 제안과 민원을 직접 듣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시장과의 주말데이트’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사전에 응답소를 통해 신청한 시민들과 담당 부서 공무원, 법률전문관 등이 참석해 시민들의 건의를 듣고 실현가능성을 함께 고민해 시정에 반영 가능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세 가지 안건 중 두 가지나 신혼부부들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였다. 노원구에 사는 이선민씨는 “내년 가을에 6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계획 중인데 이대로는 도저히 서울에 집 구하기 어려워 알아보다 오늘 오게됐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결혼한 남편과 구로구에 살고 있는 허주원씨도 “부모님도 저도 서울 사람인데 서울에 도저히 집을 구하기 어려워 친구들처럼 저도 경기도로 이사가야 할 판”이라며 “서울시 메일링을 받고, 시장님께서 방법을 알려주시지 않으면 포기하고 경기도 갈 생각으로 오늘 왔다”고 말했다.
두 신혼부부 모두 크고 으리으리한 집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거주지나 직장 근처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정도의 아담한 집을 원했다. 이씨는 “에너지제로주택이 집 근처에 있던데 경쟁률이 너무 높고 행복주택은 강남에만 짓는 것 같다”며 “모델하우스도 다녀보고 알아보는데 형편에 맞게 갈 임대주택을 찾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허씨도 “남편이 경기도에 작은 집을 하나 갖고 있는데 거기서 서울로 출퇴근면 2시간 걸린다”며 “서울에는 투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서울을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야 하는데 그 집을 팔아도 서울로 올 수도 없고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르니 걱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얘기를 들은 박 시장은 우선 매년 2만호 가량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서울시의 정책을 설명하며, 이들이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지 구체적으로 상담해줄 것을 담당 부서에 얘기했다. 특히, 개개인별로 소득과 금융자산, 주택 소유 여부 등이 모두 다른 만큼 복잡한 주택공급현황을 온라인으로도 쉽게 알 수 있도록 ‘내 집 SOS(가칭)’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내 집 SOS는 공급주체마다 각각 다른 지원기준에 시민들이 혼란을 겪는 만큼 본인의 몇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해당 여부를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알 수 있고, 집 근처 새로 짓는 주택의 공급시점과 대기순번, 신규 매물도 알려줘 시민들이 이사나 결혼 등에 맞춰 예측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인 상담서비스도 제공해 구체적인 용어와 행정절차에 어두운 시민들도 편하게 접근 가능하다.
또 박 시장은 서울 5대 권역별로 주택공급계획 설명회를 열어 관심있는 시민들이 현장을 찾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고, 구로디지털단지 등 젊은 층이 많이 근무하는 직장 인근에 배후단지를 조성해 신혼부부들의 고민을 해소할 것을 검토 지시했다. 박 시장은 ‘내 집 마련 슈퍼리치’ 등 부동산 서적에 메시지를 적어 선물하며 “이렇게 꼼꼼한 걸 보니 훌륭한 아내를 뒀다”라고 응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에서는 더이상 친정이나 시댁에 아이를 맡기지 않아도 마음 놓고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돌봄혁명도 준비하고 있다”며 “내가 직접 모델하우스에서 잠을 자서라도 신혼부부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삼성보다 더 잘 지어 가난한 사람이 더 좋은 집에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집무실에서 시장과의 주말 데이트에 참석한 허주원씨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