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중랑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남북 격차 해소를 위해 차별적으로 지원을 더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13~14일 1박2일간 중랑구의 주요 현안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민선 5~7기 들어 수많은 자치구 현장방문을 진행했지만, 1박2일 일정은 이례적이다. 지난 8월 삼양동 옥탑방에 한 달간 머문 이후 다른 자치구에서도 1박2일 일정을 원했다. 그럼에도 중랑구를 택한 배경은 서울시 부시장 출신인 류경기 구청장과 관계를 공고히하고, 그동안 시정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먼 중랑구 주민들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취지로 보인다.
중랑구는 여당 소속인 박홍근·서영교 국회의원을 배출했지만 유독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과 인연이 없었다. 중랑구는 지난 2회 지방선거를 제외하고 보수진영 후보가 구청장을 모두 싹쓸이하며 서울시와 엇박자를 보였다. 지역에 상당한 현안이 있어도 박 시장을 임기 7년간 중랑구 신년인사회에 초청하지 않았으며, 2013년과 지난해 두 차례 현장방문이 이뤄졌을 뿐이다. 결국 민주당은 다른 지역에서도 탐내던 류 구청장을 공천하고, 박 시장과 추미애 전 대표 등이 지원사격하며 중랑 탈환에 성공한 바 있다.
이날 오전 눈길을 뚫고 중랑구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찾은 박 시장은 공동육아방 시설을 둘러보고 센터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센터는 박 시장에게 ▲공동육아방 확대 ▲보육반장 증원 ▲종사자 처우 개선과 함께 현재 망우복합청사 안에 있는 센터가 비좁은만큼 단독건물로 신축해달라고 요청했다.
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의 출발선은 똑같아야 하는데 강남과 강북의 보육 인프라가 다르다”며 “지역이 잘살고 못살고에 따라 아이의 보육환경이 차이나는 일을 줄여달라”고 말했다. 센터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박 시장은 “강남북 격차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교육도 중요하다. 확실하게 평등하려면 합리적 차별이 이뤄져야 한다. 강북에 예산이 더 가야 평등한만큼 차별적으로 중랑에 더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엔 15년 간 뉴타운 지정·해제 갈등을 딛고 서울시 도시재생 희망지로 선정된 중화동 곳곳을 둘러보며 지역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주민들은 오랜 기간 지역발전이 멈춰 공동체가 해체되고 빈 집이 늘어난 지역현황을 설명하며, 빈 집을 매입해 주민거점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서울시 차원의 인프라 구축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박 시장은 무질서하게 노점상이 난립하면서 상권 발전은 물론 지역주민들까지 불편을 겪고있는 태릉시장을 찾았다. 주민들은 박 시장에게 태릉시장 주변을 거리가게 특화거리로 조성하고 보행환경 개선과 지중화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건의했다.
박 시장은 “동부간선도로가 지하화되면 중화동 일대는 좋아질 것으로 주민들이 뜻을 모은다면 중화동만의 특색있는 도시재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류 구청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디자이너 등과 협업해 다른 지역에도 확산 가능한 거리가게 상생모델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류경기 중랑구청장, 박홍근 국회의원 등과 함께 중화동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