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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도 학대아동도 ‘디자인’으로 지킨다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 5개 사회문제 해결 시도
입력 : 2018-12-19 오전 11:01:04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시민의 제안을 바탕으로 학대아동 치유, 어르신 안전 등 사회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고 있다.
 
19일 시에 따르면 디자인거버넌스는 시민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시민이 투표해 사업을 선정하며 디자인 개발과 솔루션 도출도 시민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올해 5개 사업엔 디자인 전공 학생부터 주부, 직장인,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과 전문가 등 총 90여명이 참여했다.
 
10~15명의 시민들이 팀을 이뤄 5개월 동안 주제별 리서치, 현장조사, 아이디어 회의, 디자인 개발 등 매주 1회 이상 모여 문제를 다각도로 진단하고 아이디어를 냈다. 50여명의 이해 관계자와 전문가가 팀별로 연결돼 전문성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을 지속적인 자문을 통해 주제별 팀원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후 전문 디자이너와 관계 부서와의 협업으로 최종 솔루션이 완성됐다.
 
총 5개 사회문제 해결 디자인이 개발됐다. 학대아동의 마음을 치유하는 인형과 놀이키트, 화재 시 어르신들이 안전 시설물을 쉽게 인지하는 디자인, 공공도서관 에티켓을 알려주는 웹툰,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울어린이대공원 점자지도, 공동주택 주민 간 소통을 돕는 우편함 디자인이다.
 
학대피해 아동의 마음을 치유하고자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토끼 캐릭터 ‘호야토토’를 개발했다. 캐릭터는 아이가 가는 모든 곳에 동행하는 애착인형과 손수건, 놀이키트 등으로 제작했다. 아동학대 신고 시 가장 먼저 출동하는 지구대 경찰이 간단한 대화 매뉴얼과 호야토토 캐릭터가 그려진 손수건을 건네 유대감과 신뢰감을 형성한다.
 
학대예방경찰관이 아이를 만나러 갈 때나 아이가 경찰서나 해바라기센터로 이동했을 때에도 애착인형 호야토토를 제공해 이후 모든 과정에 동행한다. 아이들이 혼자서도 불안감을 해소하거나 사건이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놀이키트를 제공한다. 놀이키트는 말랑말랑한 스트레스 볼, 호야토토가 아이를 안아주는 모습의 퍼즐, 호야토토 캐릭터가 들어간 팔찌 만들기 등으로 구성했다. 내년 송파경찰서와 서울해바라기센터에서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강남노인종합복지관에 설치한 ‘소방사우’는 어르신들이 병원 등 시설의 사인을 알아보기 어려워하고, 길을 찾기 힘들어 한다는 디자인학과 학생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복잡한 화재 속에서도 안전시설물을 쉽게 인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비상문과 층수 강조 ▲구조 손수건함 설치 ▲엘리베이터 이용 금지 표시 ▲내 위치 표시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어르신들이 잘 인지할 수 있도록 복지시설 지도와 스티커로 구성된 안전교육 키트도 제작했다. 복지관은 소방안전교육을 진행하고 다른 복지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할 예정이다.
 
‘다 같이 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을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에티켓을 알려주자는 시민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18만명 이상을 보유한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작가와 협업해 열람실 밖에서 통화하기, 장시간 자리 비우지 않기 등 도서관 이용 매너에 대한 8가지 에피소드를 만화로 구성했다. 동작구 사당솔밭도서관의 열람실, 책상, 매점 등 에피소드와 관련된 장소에 포스터, 책갈피, 스티커 등을 부착했다. 향후 협의를 거쳐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기존 점자지도가 시설 정보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서울어린이대공원 점자지도 디자인은 놀이문화에 취약한 시각장애 아동들이 직접 지도와 카드를 만져보며 원하는 놀이를 할 수 있다. 전래동화 읽기, 놀이기구타기, 썰매타기 등을 점자지도와 점자 그림카드로 제작했다. 내년 봄부터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층간소음과 간접흡연 등으로 갈등을 겪는 공동주택에는 우편함에 이웃에 대한 불만을 순화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편지지, 이웃에게 사정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커뮤니케이션 카드 등을 비치해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한다. 내년 은평구 2곳, 성동구 1곳 아파트에 적용할 계획이다.

디자인 거버넌스의 일환으로 강남노인종합복지관에 설치된 화재 시 비상구 안내 디자인.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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