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지난 공판에서 ‘MB 지시로 다스에서 분식회계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 상납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김성우 다스 전 사장의 진술을 반박했다. 변호인은 권승호 다스 전 전무와 김 전 사장이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하고만 공모해 다스 자금을 횡령해놓고 책임을 면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을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공판기일을 열었다.
변호인은 전날 재판부에 의견서를 내고, 지난 12일 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다스를 운영하며 분식회계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 상납했고, 이를 1991년부터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출마한 뒤인 2002년까지 계속 했다’는 취지로 법정 진술한 김 전 사장 등의 증언을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김 전 사장과 권 전 전무의 모든 진술 동기에 자신들 죄를 덜어보려는 동기가 있다”면서 “김 전 사장은 1000억여 원의, 권 전 전무는 40억여 원의 재산을 가졌다는데 경주 미래건물 빌딩이나 제주 등 수많은 필지의 땅들이 두 사람 공동명의로 돼 있다. 이런 경우는 대개 횡령행위로 인한 이들을 공동 관리할 필요가 있을 때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사장 등이 횡령한 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거짓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사위 이상주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이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아 개정 50여분 만에 종료했다. 검찰은 지난 공판에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와 이 변호사 등을 통해 자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데 따라 두 사람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 변호사만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검찰은 이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청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5월10일로 이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을 다시 잡았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다음 공판기일을 열고 김백준 청와대 전 총무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다스 의혹' 관련 항소심 2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