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소설가가 미숙한 법률자문 받아 쓴 소설이라고 치부한 피고인 발언은 검찰 뿐만 아니라 재판부를 모욕하는 것이다."
전날 첫 공판에서 검찰 수사를 높은 수위로 비판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발언에 대해 검찰이 조목조목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팀 고위 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승태 피고인 재판과 관련해 말을 안 할 수가 없다"며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영장전담 재판부가 양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현재 본안 재판부가 보석신청을 기각해 구속상태가 유지된 것"이라며 "그것은 두 재판부가 피고인의 공소사실에 대해 중대한 범죄혐의가 충분히 초명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 판단에 따라 구속된 피고인이 공개된 법정에서 법집행 기관과 사법부를 비난 하는 것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또 양승태 피고인 검찰 수사를 사찰이라고 말했는데, 이 사건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수사한 것이 아니라 법원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3차조사까지 실시했고, 게다가 1차 조사는 피고인 본인 재임시에 있었던 것"이라며 "사찰 주장은 사실과 차이 있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피고인들의 노골적 비협조로 이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4개월만에 처음 열리는 등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전례를 볼 수 없이 지연되고 있어 진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공판일정에 따르면 양 피고인의 구속기간 만료 전 증인신문이 20명만 가능한데, 이는 증인 211명 중 10%로 재판지연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피고인에게 있지만 아직도 피고인은 4개월 전 말한 것 처럼 기록이 많아서 읽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첫 공판에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은 법정에서 “(공소사실)그 모든 건 근거가 없는 것이고 어떤 건 픽션 같은 얘기”라며 검찰 수사를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농단'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