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패션업계에서 잇달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생활용품, 의류 등 하나의 가치관을 관통하는 제품에 고객들의 선호가 높아진 데다, 상품 간 연계 구매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세정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동춘상회' 매장 모습. 사진/세정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정한 가치관과 양식을 생활용품 등에 투영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시장에 패션업계가 잇따라 발을 담그고 있다.
패션업체들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론칭은 리빙 시장이 성장세에 접어들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 및 생활용품 시장은 지난 2015년 12조5000억원에서 2023년 18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수준 신장하면서 생활용품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최근 젊은 소비자들이 가치관에 부합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확대되면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제품 소비가 높아지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가 패션, 리빙, 식음료에 대한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또한 소비자들도 집에서 보내는 시간에 휴식에 대한 갈망이 커지면서 리빙 시장이 전체적으로 발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패션업체들은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일본풍 미니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 등과 차별화된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패션그룹 '세정'은 지난해 모던코리안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 '동춘상회'를 론칭해 사업을 전개 중이다. 동춘상회는 우리나라 문화에 적합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제철'과 '지역성'을 키워드로 상품을 구성한다. 이에 따라 각 지역 소상공인과 신진작가가 만든 생활용품, 부엌 용품, 직물, 잡화 등을 판매한다. 특히 지역 특산품인 쌀 등의 식료품이 전체 매출에서 30%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또한 키즈카페, 세정 브랜드 의류 잡화, 아웃렛 등이 모인 복합문화공간 '동춘175'에서 동춘상회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첫 매장인 용인점에 이어 다른 매장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아울러 세정은 올해 3월 인수한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로박스'도 동춘상회에 입점 시켜 소비층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정 관계자는 "동촌상회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제품 발굴과 소개를 위주로 한다"라며 "동춘상회와 코코로박스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10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를 론칭했다. 그라니트는 북유럽풍 디자인의 핵심 요소인 실용성, 품질, 아름다움에 근간을 둔 브랜드로, 자연 친화적 소재와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사회적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판매한다. 이 같은 철학 안에서 뷰티, 문구, 식품, 가드닝 등의 제품을 출시하며, 자체 상품도 별도로 제작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인다. 매장은 그라니트 롯데월드타워점과 그라니트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앞으로도 확장할 방침이다.
이처럼 패션업체들이 부진한 패션 사업을 만회하기 위해 카테고리 확장을 추진하는 만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진출 러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두점 위주로 의류매장을 운영해오던 업체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론칭을 선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