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 지점에 다른 색깔의 스티커를 붙여 자동차가 멈추게 하자."
"그럼 프로그램에서 정지 명령을 추가해야겠네."
지난 2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의 한 강의실. 대학생이 아닌 중학생들의 실습이 한창이다. 이들은 조별로 레고 로봇 자동차를 활용한 사탕 가져오기 게임을 만들고 있다. LG CNS가 레고 총판 및 교사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퓨너스와 함께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무상 코딩교육 'IT 드림 프로젝트'의 과정 중 하나다. IT 드림 프로젝트는 LG CNS가 매년 여름방학마다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날 교육에서 학생들에게 레고로 제작된 로봇과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 '마인드스톰 에듀케이션'이 설치된 노트북PC가 지급됐다. 로봇에는 바닥의 색깔을 인식할 수 있는 컬러센서가 장착됐다.
마인드스톰 에듀케이션에서 전진·후진·좌회전·우회전·정지 등의 명령을 의미하는 블록들을 배열한다. 이후 로봇을 노트북PC에 연결시켜 이 명령을 인식하게 한다. 학생들이 제작한 지도에 로봇을 놓으면 바닥의 색깔을 인식해 선을 따라간다. 이동하다가 다른 색깔의 스티커를 만나면 정지 후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는 방식이다. 또 로봇의 앞부분에 달린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는 부분을 움직이는 명령도 내릴 수 있다. 로봇이 바닥에 있는 사탕을 들어 올려 제자리로 갖고 오도록 하는 것이 이번 게임의 목표다. 학생들은 자신이 블록 코딩한 결과물을 로봇의 움직임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양선영 LG CNS CHO 업무홍보담당 책임은 "교육용 레고 로봇은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와 레고가 합작해 만들었다"며 "코딩 결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교육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세종대 광개토관 강의실에서 LG CNS의 'IT 드림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학생들이 로봇이 이동할 매트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LG CNS의 'IT 드림 프로젝트'에 사용된 레고 로봇. 사진/박현준 기자
로봇이 움직이는 매트 디자인에 따라 사탕 가져오기 외에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농구장과 축구장, 과녁 등의 매트 등이다.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게임의 규칙을 자세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사탕 가져오기의 경우 가져온 사탕의 수에 따른 보상을 달리하거나 이동 구간을 세분화 해 첫 번째 구간을 통과만 해도 점수를 줄 수 있다. 이러한 규칙을 함께 만들고 이에 맞는 로봇의 움직임을 블록 코딩으로 직접 구현하며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게임을 완성한 중학생들은 배운 내용을 초등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칠 계획이다.
LG CNS는 IT 드림 프로젝트 외에 코딩 지니어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임직원들이 자원해 일일 코딩 강사로 나서는 프로그램이다. LG CNS가 직원 강사와 대학생 서포터를 수급하고 노트북PC와 교재·교구까지 챙기다보니 교육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코딩 지니어스는 1년에 20번 정도 가능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소프트웨어 의무 교육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사는 턱없이 부족하다. 원활한 교육을 위한 PC도 학교마다 충분히 갖추기 어렵다. LG CNS와 같은 전문 IT 서비스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코딩 교육에 나선 이유다. 양질의 코딩 교육을 제공하면 소프트웨어에 대해 몰랐던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도 있다. LG CNS 관계자는 "어릴 때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성장해 미래의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할 수도 있다"며 "사내 전문 인력들도 교육 강사로 자원하며 학생 교육 및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