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에 이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탈 일본'에 나선다. 일본 의존도 가 높은 부품을 국산화해 자체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의 미래 유망 원천기술 확보 분야에 5세대(5G) 기반 장비·단말부품 및 디바이스 기술개발(R&D) 사업에 신규로 103억원이 편성됐다. 5G 관련 기지국과 단말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 중 일본 수입에 의존하는 부품들을 국산화하자는 취지다. 과기정통부는 다음주부터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와 중소기업 컨소시엄을 통해 5G 기지국과 단말에 들어가는 부품 중 일본 수입 비중이 높은 것을 선별할 계획이다. 과제 기획 과정을 거쳐 내년 3월부터 해당 부품에 대한 개발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5Gbps 레이저 바이오드 등 주요 부품은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해 103억원이 편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기정통부는 5G 기지국과 단말에 필요한 부품의 국산화로 중소기업 중심의 5G 시장 선점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세종청사의 과기정통부. 사진/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나노·미래소재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예산 중 나노·미래소재 원천기술개발 사업에 373억원을 편성했다. 나노·미래소재 원천기술개발사업은 지난 6월 예비타당성 조사절차를 거쳐 2020년 신규사업으로 반영됐다. 이 사업은 2020년부터 오는 2031년까지 12년간 총 400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과제 선정이 되면 5년간 연 10억원 내외의 지원이 이뤄진다. 과기정통부는 연구성과를 기술이전 및 상용화 후속작업과 연계해 경제적 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20년 과기정통부 예산안 중 연구장비개발 및 고도화지원 사업에는 43억3000만원이 편성됐다. 국가 연구개발(R&D) 투자는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 예산으로 구축되는 연구장비의 약 85%가 외산으로 많은 연구비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번 사업에는 연구장비를 국산화하고 원천기술과 부품의 자립화, 첨단 연구장비 개발 및 장비 성능 검증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사업에는 향후 5년간 총 44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연구장비 국산화 사업을 통해 수입대체 효과와 질 좋은 과학기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의 2020년 예산안은 2019년 대비 1조3650억원(9.2%) 늘어난 16조2100만원이다. 예산안은 크게 △DNA(데이터·네트워크·AI) 고도화 △미래 유망 원천기술 확보 △과학기술·ICT 기반 포용국가 실현 △안전한 정보통신·연구환경 조성 △국가 R&D 시스템 혁신 등 5개 분야에 투입된다. 이 중 R&D 관련 예산은 2019년 대비 9517억원(13.6%) 증가한 7조9473억원이다. 과기정통부를 포함한 정부 전체의 2020년 R&D 예산은 17.3% 늘어난 24조1000억원이다.
한편, 일본은 지난달 28일 한국을 백색국가(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다.
세종=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