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반도체 기업 종사자들에게 기억 및 연산 기능을 갖춘 지능형 반도체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18일 취임 후 첫 기업 현장방문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지능형반도체 팹리스 기업 텔레칩스를 방문해 "현재는 기억·연산기능이 분리돼 속도 저하와 소비전력 증가가 발생하는데 두 기능을 통합하면 초고속·초저전력을 달성할 수 있다"며 "한국이 기억·연산기능을 통합한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해 세계시장을 선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최 장관은 대학 교수 재직 시절 메모리 내에서 데이터를 바로 처리하는 PIM(Processing in Memory)에 대해 연구해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팹리스는 반도체 생산시설 없이 설계·개발만 수행하는 전문기업이다.
최 장관은 반도체와 함께 소프트웨어를 함께 개발해 패키지 형태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방문한 텔레칩스를 통합 시스템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는 좋은 사례라고 언급하며 "기획단계에서부터 현대모비스 등 수요기업과 함께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설정하고 자동차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뿐 아니라 구동용 응용 SW를 개발해 현대·기아차에 장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18일 서울 송파구 지능형반도체 팹리스 기업 텔레칩스에서 열린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최 장관은 지능형 반도체 관련 예산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지능형 반도체 연구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가 올해 4월 통과돼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총 1조 96억원의 재원이 확보됐지만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경에서 고가의 설계 소프트웨어 사용으로 인한 팹리스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46억원을 확보해 하반기부터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 장관이 방문한 텔레칩스는 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반도체 등을 개발해 판매하는 팹리스다. NXP(네덜란드), 르네사스(일본) 기업 등에 의존해 국산이 없었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반도체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지난 2017년 기준 국내 시장(현대·기아자동차)의 약 73.6%와 세계 시장의 약 12%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차량용 반도체 1위 기업이다.
최 장관이 첫 현장 방문일정으로 지능형 반도체 기업을 방문한 것은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반도체 산업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지능형 반도체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지능형반도체 팹리스 기업과 학계, 연구계 관련 전문가 등 12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동시 고도화, 지능형 반도체 인력 대폭 양성과 관련된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