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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라온테크 대표 "소·부·장 국산화, 중기업계 기대 높아…기회 놓치면 안돼"
"경영진부터 엔지니어까지 국산에 대한 인식 바꿔야…정부 주도 소형팹도 필요"
입력 : 2019-09-29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비·부품 국산화의 좋은 계기가 됐고, 국내 부품·장비사들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국산화에 대한 열의가 지속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김윤경 라온테크 대표는 26일 경기도 수원시 소재 라온테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소·부·장 국산화' 방침에 이 같은 소회를 전했다. 김 대표는 "정부나 대기업 모두 그 전부터 국산화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실제 행동보다는 간담회 같은 말만 계속 반복되다보니 실무 엔지니어들까지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국민적으로 '노재팬' 운동에 동참을 하듯 엔지니어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국산화를 활성화시키는 데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이번에 생태계를 구성하지 못하면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윤경 라온테크 대표가 26일 수원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노비즈협회
 
그러면서 김 대표는 국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정한 기회와 공정한 평가만 해줘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사가 해외 제품보다 국산 제품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기회조차 잘 주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외산에는 관대한 반면 국산에는 질책이 돌아온다"며 "경영진뿐 아니라 일선 엔지니어들부터도 국산에 대한 생각을 바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소규모 팹 설립 필요성에도 김 대표는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가 제품의 신뢰성만 검증·보장만 해줘도 중소기업들의 제품이 현장에서 확산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반도체 웨이퍼 한 장이 라인에 들어가면 약 두 달간 500~700개 공정을 거쳐 완제품이 생산된다"며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다보니 검증된 제품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으려는 게 업계 관행"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도 과거 자체 개발한 제품을 공급할 때 개별 기업마다 1~2년이 소요되는 테스트를 하느라 예상보다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절차적 측면에서 검증이 안된 것들을 집어 넣으면 안된다는 원칙에는 공감이 되지만, 새로운 혁신이나 새로운 발전은 있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라온테크는 지난 2000년 설립된 반도체용 웨이퍼 이송 로봇 및 자동화 모듈 개발·제조 회사다.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10년 가까이 로봇 개발 연구를 했던 김 대표가 회사의 사업 중단으로 동료 2명과 함께 창업을 했다. 초기에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발주를 받아 로봇을 개발하는 업무를 주로 하다 2011년부터는 자체적인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2016년부터는 특화된 로봇 제품으로 본격적 성장 궤도에 올랐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13.7%에 달했고, 매출처도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중국, 미국, 대만 등지로 다변화됐다. 
 
라온테크의 주력 분야는 단연 반도체다. 특히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고 있었던 반도체 웨이퍼 이송용 진공 로봇의 국산화를 성공, 해당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성장 잠재력도 높다. 라온테크의 제품은 주성엔지니어링, 테스 등 장비 업체로 우선 공급된 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업체에 최종 납품된다. 지금까지는 주로 SK하이닉스에 제품이 공급됐으며, 2017년부터는 삼성전자, 2019년부터는 중국 이노트론의 생산 라인에도 사용되고 있다. 향후에는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으로도 공급망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온리원' 전략으로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라온테크가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실력을 견줄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는 또 "회사의 사명처럼 모두에게 '즐거운' 일터가 되길 희망한다"며 대표 강소기업으로 커나갈 회사의 앞날을 자신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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