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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국감)"현대중공업, 기술탈취 의혹에 무대응 일관"
한영석 사장 "재판 결과 따라 문제 처리할 예정"
입력 : 2019-10-21 오후 5:53:45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로 지적받고도 피해 기업에 연락을 끊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측은 재판 중인 사안인 만큼 재판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21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작년 국감 지적사항 문제 해결 상황을 질의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등 엔진에 들어가는 피스톤, 실린더, 헤드를 십수년간 납품해온 ‘삼영기계’의 기술을 탈취해 제3업체에게 양산하게 하고, 삼영기계에는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거래를 단절한 ‘갑질’ 논란으로 지난해 국감 도마에 올랐다. 당시 출석한 장기돈 부사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한다. 삼영기계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송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국감 이후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까지 삼영기계와 3차례 협상을 진행한 뒤 돌련 연락을 끊고 현재까지 어떤 해결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해결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는 게 송 의원의 지적이다.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사진/뉴시스
 
한 사장은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송 의원의 질문에 “지난해 말 대표이사로 부임해 업무보고를 받고 관련 부서에 실리적 해결을 지시했다”며 “담당자들이 삼영기계 측과 세 차례 걸쳐 협의를 했다”고 답했다. 다만 “여러가지 이슈들 중 많은 부분에 의견을 좁혔지만 원초기술(원천기술)인 피스톤 설계기술에 대해선 양사가 주장이 너무나 확고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해당 기술이 삼영기계의 기술이 아닌 현대중공업의 자체 기술이란 주장이다.
 
또 한 사장은 “원천기술에 대해 현재 법원 재판중에 있기 때문에 재판 결과에 따라 문제를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건은 대전지검에서 산업기술법, 하도급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같은 내용으로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울산지법에서도 단가 후려치기, 대체품 비용 미지급, 남기기한 무기한 연기 등으로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송 의원은 “결국은 이런 식이다. 기술탈취하고 하염없이 시간 흘러가고, 재판 통해 김앤장 등 굴지의 변호사를 선임한다”며 “30년 가까이 함께한 협력업체이자 핵심기술을 국산화해 지금의 조선업 세계 1위에 기여한 동반자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게 국내 10위, 세계조선 1위 기업  다운 행동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한다. 똑똑히 (문제해결을) 지켜보겠다”고 질타했다.
 
한편, 중기부에서도 올해 들어 새롭게 시행된 ‘중소기업 기술 침해행위에 대한 행정조사’를 개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제조기술 유출 및 유용, 단가 후려치기, 구속조건부 거래행위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기술탈취 문제가 요즘 가장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되는 부분 중 하나다. 공정위가 직권조사를 현재 실시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며 “좀 더 들여다보고 중기부 상생협력조정위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21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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