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유료방송업계에서 인수합병(M&A) 물살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여겨지는 법적 과제들이 이른 시일 내 해결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현재 M&A를 추진 중인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LG유플러스·CJ헬로는 정부의 세 가지 심사를 통과해야 한 가족이 될 수 있다.
먼저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지 않는지에 대한 심사다. 공정위는 오는 6일 전원회의를 열고 두 M&A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으로 인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공정위는 지난달 16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지만 합의를 유보했다. 해당 기업들은 교차판매금지 조건 부과 여부가 관건이다. 공정위가 앞서 발송한 심사보고서에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하나의 회사가 되는 합병인 만큼 양측 모두 기존 각자의 상품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교차판매 금지조건이 부과됐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양사의 영업망을 모두 활용해 양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지난 1일 제52차 위원회를 열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에 대한 심사계획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다음으로 유료방송 M&A가 넘어야 할 산은 방송법이다. 방송법상 유료방송사업자 최다액 출자자 변경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의 몫이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티브로드와 같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허가와 변경허가 시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경우처럼 지분인수는 방통위의 심사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유사한 유료방송 M&A건에 대해 방통위의 의견도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방통위는 지난 1일 과기정통부에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M&A에 대한 사전동의 의견을 송부했다. 과기정통부는 방통위의 의견을 참고해 양사의 M&A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경우 방통위는 지난 1일 전체회의에서 심사계획안을 공개했다. 심사계획안에는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및 공익성 실현 가능성 △방송 프로그램 기획·편성 등의 적절성 △지역적·사회적·문화적 필요성 등의 항목이 담겼다. 방통위는 이후 과기정통부의 사전동의 요청이 오면 심사계획안을 의결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구성한다. 심사위원회는 양사의 M&A에 대한 검토의견을 방통위에 전달하고 방통위는 이를 참고해 사전동의 여부를 의결한 후 과기정통부로 의견을 송부한다. 과기정통부는 방통위의 의견까지 검토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 두 건의 M&A는 과기정통부로부터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심사도 받아야 한다. 기간통신사업자의 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공익성 심사다.
업계는 미디어 시장의 흐름을 감안한 심사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인터넷(IP)TV와 케이블TV가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경쟁해야 하는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국내 기업들이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1일 열린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티브로드와의 M&A는 공정위 인허가 승인완료 후 방통위과 과기정통부의 과기부 인허가 승인이 남아있어 2020년 1분기 이내 합병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