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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났다’가 보여준 따뜻한 VR
'너를 만났다' 휴머니즘 담아낸 기술의 위로
입력 : 2020-02-07 오후 5:19:24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기억을 기록하는 방식도 변화한다. MBC 특집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는 기존의 방식보다 한 단계 나아간 새로운 방식의 기억을 기록하는 방식을 보여줬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따뜻함까지 더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너를 만났다는 휴먼다큐멘터리에 VR(가상현실)을 접목한 프로젝트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을 VR로 구현해 가장 따뜻한 기억의 순간을 소환하는 프로젝트다.
 
과거 사자를 기록하는 방식은 초상화였다. 허나 이러한 초상화는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닌 왕, 혹은 고위층 관료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진 기술이 나오면서 다양한 추억을 기록할 수 있게 됐다. 그렇기에 집집마다 추억을 기록한 사진을 담아 놓은 두터운 앨범을 가지고 있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누구나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으로 손쉽게 동영상을 찍을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소리와 움직임에 대한 기억까지 기록할 수 있게 됐다. ‘너를 만나다는 단순히 추억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VR 기술을 통해 새로운 추억을 심어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방식은 자칫 윤리적인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낸 이들이 VR 경험 이후 받게 될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있다. ‘너를 만났다제작진 역시 이러한 부분을 걱정했다. 이에 제작진은 나연이 엄마와의 인터뷰를 통해 목표를 좋은 기억을 남기는 것으로 잡았다.  
 
너를 만났다제작진은 많은 인터뷰를 통해 아이의 행동, 장난감, 공간 등을 구현해 친근함을 통해 좋은 기억이 되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나연이 엄마는 VR을 통해 나연이를 만난 뒤 자신의 딸과 많이 다르지만 언뜻 나연이를 떠올리는 행동들을 발견했다고 했다.
 
나연이 엄마는 VR을 통해 나연이를 만나고 너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나연이에게 해주지 못해 한으로 남았던 일들을 할 수 있었다. VR을 마친 뒤 나연이 엄마는 좋았다고 이야기를 하며 한결 편안해진 얼굴을 했다.
 
너를 만났다는 단순히 VR이라는 기술의 발전을 보여준 것이 아니다. 그리고 VR이라는 새로운 기억을 기록하는 방식을 제시한 것도 아니다. 김종우 PD너를 만났다에 대해 발전하는 기술을 가지고 쇼를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스며 들어보자고 기획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떤 기술이든 쓰는 사람에 따라 선이 되기도 악이 되기도 한다. VR이라는 기술 역시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단순한 오락거리가 될 수도, 때론 가슴의 한을 풀어주는 기술로도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너를 만났다'는 차가운 기술이라도 휴머니즘을 담아내는 그릇이 된다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줬다.
 
너를 만났다 사진/MBC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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