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일본 조선업의 신조선 시장 이탈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한국 조선사들이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분야에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 LNG·LPG 수입국으로, 자국 조선소에 주던 발주가 해당 선박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 조선사로 넘어올 거란 분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조선소들의 신조선 시장 철수로 한국 조선사들이 누릴 호재로는 LNG선과 LPG선이 꼽힌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업이 위축되더라도 일본이 최대 LNG 수입국이다 보니 실어 나르려면 LNG 운반선이 필요하고, 그런 물량들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PG선 건조 시장의 절반 가까이 장악해온 일본 조선소들이 경쟁에서 이탈해가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전통 강자 현대중공업과 새로운 경쟁자 대우조선해양이 공백을 메우게 될 것”이라고 봤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LPG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일본은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자 LPG 수입도 중국, 인도에 이어 3번째로 많다. 한국 조선사들은 전통적으로 대형 LNG운반선에 강세를 보여 온 데다, 대형 LPG운반선(VLGC)은 현대중공업이 역대 건조척수 1위(118척)를 기록했을 만큼 압도적 1위다. 2위인 미쓰비시중공업(63척)의 2배다. 일본 가스선사들이 자국 조선소에 발주를 할 수 없게 되면 수요가 한국으로 넘어올 거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LNG와 LPG 해상 물동량도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확대에 더해 모잠비크와 카타르, 러시아 등 각 지역에서 LNG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규제로 인한 기술진전도 기술경쟁력을 갖춘 한국 조선사들엔 유리한 요인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와 맞물리면서 LNG선과 LPG선이 벙커유 대신 화물 일부를 추진연료로 사용하는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지난 20여년간 일본 조선업의 주력 선박 중 하나였던 LPG운반선 발주가 당장 가시화할 것으로 봤다. 일본 조선사들이 수주하던 동남아 선사들의 발주도 따라올 것이란 예측이다. 그는 “현재 상위 15위 VLGC(대형 LPG선) 선주사 중 일본 JXTG와 N·Y.K, 태국 Siamgas가 선령 노후화로 교체발주를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단기적인 발주 규모는 24척 수준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2차 대전 이후 일본과 여러 경제협력으로 인프라시설부터 자동차 시장에 이르기까지 일본 기업들의 영향력을 지배적으로 받는 동남아 선주사들의 LPG선박도 일본 조선소들이 건조를 해왔다”며 “동남아 선사들의 LPG선 선박 발주 문의도 한국 조선소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