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코로나19를 맞아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서울 각 보건소들이 의료인력 구인난이라는 또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1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각 자치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 비해 검사수요가 2~3배 이상 증가하자, 대부분의 보건소들이 기존 업무를 포기하고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3교대로 선별진료소에만 달라붙어 있다. 게다가 의료인력 가운데 일부는 대구·경북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일부는 업무과중으로 인한 과로를 이유로 근무를 포기하고 있다.
대구·경북 상황이 워낙 위중하다지만 서울 상황이 여유로운 편도 아니다. 1일 기준 서울 누적 확진자도 80명을 넘었으며 수도권 2500만 인구에 영향을 미칠 대도시인 탓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누적 검사건수는 이미 1만건을 넘겼고, 하루 검사건수도 약 2000건에 육박할 정도에 엄청난 업무량을 보이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각 자치구와 추가 필요인력을 채용해 이를 해소할 것을 협의했으며, 필요한 예산은 서울시에서 지원한다. 자치구 수요조사를 거쳐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인근 지역 확진자로 검사수요가 폭증한 자치구들이 기간제 형태로 의료인력 채용공고를 냈다.
하지만, 자치구들은 대부분 필요한 의료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 4명이 발생한 서초구는 3~5월 근무할 의사 1명, 간호사 3명, 방역요원 3명을 뽑으려했지만 의사는 지원자 자체가 없었다. 확진자 1명이 발생한 광진구는 간호사 2명과 방역요원 1명, 행정지원 2명을 모집해 간호사 1명과 행정지원 2명만을 최종 선발했다.
확진자 2명이 발생한 동작구도 의사 1명과 간호사 1명 등을 채용하려 했으나, 서류접수에 지원했던 의사가 대구·경북지역에 자원하면서 의사 없이 간호사 1명과 방역요원, 행정요원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확진자 4명이 발생한 서대문구는 첫 공고에 의사 지원자가 없어 근무시간을 주40시간에서 주30시간으로 줄여 재공고했지만 여전히 의사 지원자가 없어 추가 공고할 계획이다.
심지어 확진자 1명이 발생한 금천구는 의사 월급을 1200만원으로 두 배 올렸으나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최초 의사 1명, 간호사 3명, 기타 3명을 공고했던 금천구는 지원자가 없자 총액 안에서 월급을 올리고 사람수를 줄여 재공고했다. 그래도 의사와 간호사 지원자가 없어 금액 추가 조정까지 불가피하다.
그나마 영등포구는 간호사 계약기간을 한 달로 줄이고 시급을 2만원으로 올려 필요한 간호인력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금천구 보건소 관계자는 “선별진료소에 당장 사람이 필요한데 지원자가 없어서 애로사항이 많다”며 “금액을 올려도 온다는 사람이 없어 금액을 더 높이고 해결할 방법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주민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