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시민들의 고통을 덜고자 재난 긴급생활비를 독자적으로 지원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지금의 추경으로는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기가 어렵다. 서울시는 현 상황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비상상황으로 인식하고 당장 생계절벽에 놓여 있는 시민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서울시 차원의 재난긴급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코로나19로 인해 위기에 빠진 중위소득 기준 이하 가구에 60만원의 상품권을 지원하는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정부에서도 서울시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이번 추경 안에서는 반영되지 않았다.
재난 긴급생활비지원대상은 기존 지원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아르바이트생, 프리랜서, 건설직 일일근로자 등이 포함된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이며, 가구원 수에 따라 30만~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모바일) 또는 선불카드로 지급한다. 지원금액은 가구별로 1~2인 가구는 30만원, 3~4인 가구는 40만원, 5인 이상 가구는 50만원으로 1회 지원한다.
이번 대책으로 지원을 받게 되는 가구는 117만7000가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 중위소득 100% 이하 191만가구 중 이번 추경예산안 등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 73만가구는 중복지원을 막기 위해 제외했다. 제외되는 중복대상자는 저소득층 한시생활지원 사업 대상자, 특별돌봄쿠폰 지원대상자, 생활지원비 및 유급휴가비용 지원자 등 코로나 19 정부지원 혜택 가구, 실업급여 수급자, 긴급복지 수급자, 청년수당 수급자 등이다.
침체된 경기 회복에 앞장서기 위해 지원 금액을 오는 6월말까지 사용기한인 지역사랑상품권(모바일) 또는 선불카드로 지급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을 선택 시 10% 추가지급 혜택을 받는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선불카드는 대상자가 신분증 지참 후 카드를 직접 수령하고, 지역 내 식당, 마트, 편의점 등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민생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신속한 지원이 되도록 신청절차 또한 간소화했다. 신청은 각 동주민센터를 통해 30일부터 이뤄지며, 행복e음시스템으로 신청자 소득 조회가 이루어지고, 완료 시 3~4일 내로 지급결정 된다. 기존 복지제도에서는 소득기준과 재산기준을 함께 확인했으나 엄중하고 급박한 상황을 고려하여 소득기준만 확인하고 지원한다.
많은 신청이 예상됨에 따라 425개 각 동주민센터에 2명씩 총 850명의 임시 지원인력을 투입하며, 동주민센터 감염 예방조치도 이뤄진다. 신청수요 분산을 위해 서울시 복지포털에서 온라인 접수도 받는다. 서울시는 가용가능한 모든 예산을 총 동원해 총 3271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으로, 재난관리기금에서 소요 재원을 충당하고 부족분은 이번 추경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는 종전에 한 번도 지원대상이 되지 않았던 분들까지 포괄해 유례없는 사회적 재난 상황의 유례없는 지원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에서 전례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전격적이고 파격적인 논의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도입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긴급 재난생활비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