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지난해 북한의 대 중국 무역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시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과 경제의존도가 커지지만, 북중 무역이 늘수록 북한의 대중 무역 적자는 심화한다는 분석이다. 외화 부족 상황이 계속되면 북한에서 남북 교류 등 국제 협력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20일 발표한 ‘2019년 북한-중국 무역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억1600만달러, 수입은 16.8% 늘어난 25억8900만달러로, 연간 무역액은 2018년보다 16.3% 증가한 28억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도 국제연합(UN)상임이사국으로서 공식적으로는 대북제재에 참여하고 있지만 북한과의 전략적 이해관계로 비 제재 광물과 임가공 제품, 식자재와 건자재를 중심으로 대북무역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할수록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과 경제의존도는 커지게 된다.
실제로 강력한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북한의 대중무역은 오히려 증가했다. 작년 월별 북중 무역은 1월과 2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13%와 4.8%가 감소했으나, 3월에는 37.9%나 급증하며 반등했고 이후 연말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91.7%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북중 무역의 증가는 사실상 북한 무역 총액의 증가를 의미한다.
그러나 대북제재는 수출산업 기반이 약한 북한의 수출을 제한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북중무역이 증가할수록 수입에 비해 수출 감소폭이 큰 북한은 대중 무역적자가 심화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는 제재가 강화된 2017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60억7200만달러를 기록, 제재 강화 전 3년(2014~2016년) 누적액 17억200만달러의 약 3.6배에 달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43억7000만달러의 외화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주요 품목은 대두유·쌀·밀가루 등 식자재, 바닥재 등 플라스틱 건자재, 조립용 시계부품·직물 등 임가공 원재료였다. 중국으로의 수출품은 시계·가발·실험기구·신발 등 비제재 임가공 품목과 텅스텐·몰리브덴 등 비제재 광물류가 주를 이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북한도 국경을 봉쇄하면서 올해 북중무역은 일시적으로 감소하겠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급반등할 것”이라며 “다만 대북 제재로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이 금지된 데다 관광산업도 위축돼 북한의 외화 부족 상황이 심화되면 남북 교류협력을 포함한 국제 협력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