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잠실운동장에 대형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이유에 대해 해외입국자 수요에 대비해 선별진료소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해외 입국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자가격리를 강조하고 있다. 자가격리 대상도 증가하지만 검사 대상자도 증가하고 있어 서울시 전체적으로 선별진료소 역량을 높여야 하는 측면이 있다.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은 분들 대상으로 인재개발원과 영어마을에 임시 거주하도록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잠실운동장에 하루 1000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워크스루(도보이동형)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해외입국자 감염 관리가 유럽을 넘어 미국과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하루 1600명에 달하는 해외입국자 검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잠실운동장이 1000명을 수용할 경우 자치구 선별진료소에서 나머지 인원만 감당할 수 있어 피로가 누적된 자치구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하지만, 잠실운동장이 위치한 송파지역 여론은 부정적이다. 여야 총선 후보들이 모두 비판적인 논평을 냈으며,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도 잇달아 올라온 상태다. 이들은 반대하는 근거로 인천공항에서 잠실운동장까지 이동거리가 길어 부적절하며 잠실운동장 선별진료소 이용 전후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된다고 얘기한다.
서울시는 잠실운동장 선별진료소 운영 과정에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잠실운동장 선별진료소를 이용하는 해외입국자는 대중교통이 아닌 서울시에서 배정한 별도의 차량으로 최종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서울시는 공항부터 해외입국자의 이동을 도울 리무진버스 8대를 따로 마련해 이송서비스를 제공한다.
잠실운동장 인근에는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등 소위 강남3구가 위치했다. 해외입국자 가운데 유학생과 재외근로자 등이 많은 까닭에 해외입국자 가운데 상당수가 강남3구에 거주 중이다. 잠실운동장 선별진료소를 이용하게 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집이나 숙소 등으로 자가격리를 시작해야 한다.
3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 누적 확진자는 513명으로 전날보다 25명 늘었다. 이 중 19명이 해외입국 관련 확진자다. 강남구 확진자는 43명, 서초구와 송파구 확진자는 각 28명이다. 서울의 해외입국 관련 확진자는 총 170명인데, 강남 3구에서만 58명으로 34.1%를 차지했다.
나 국장은 “서울시는 해외 유입 확진자 증가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대비해 잠실운동장 워크스루 검사를 실시한다. 해외 입국자가 검사 후 바로 귀가하지 않은 경우에는 감염예방법 위반으로 1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외국인은 강제 추방될 수 있으니 격리 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온 무증상 승객들이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