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25년 간 몸담은 한국해양대학교를 정년 4년8개월을 앞두고 명예 퇴직한 남기찬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이 위기극복을 향한 책임경영에 주력한다. 특히 코로나19로 경제상황·경영여건·생활패턴 등의 변화가 예견된 만큼, 위기 속 부산항의 지속가능한 항만 선도모델과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역량에 총력을 다진다.
29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오는 30일자로 남기찬 BPA사장은 한국해양대학교를 명예 퇴직한다. 남 사장은 25년 간 몸담은 한국해양대를 4년8개월 빠른 시점에 명예퇴직의 길을 택했다.
그는 한국해양대 명예교수로 남아 연구의 길을 후배 교수에게 물려주게 된다. 안팎에서는 겸직해오던 남기찬 BPA사장 교수직의 명예퇴직을 놓고 BPA의 위기극복을 향한 전력투구로 풀이하고 있다.
이날 남 사장이 ‘책임경영’을 운운한 배경도 코로나19 2차 유행과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액션행보로 보고 있다.
남기찬 부산항만공사(BPA)사장이 오는 30일자로 정년 4년8개월를 앞두고 한국해양대학교를 명예 퇴직한다. 사진/남기찬 부산항만공사(BPA)사장
올해 1분기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 물동량은 전년 동기(3억9899만톤)보다 2.5% 감소한 총 3억8892만톤에 그쳤다.
전국항만의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도 714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에 머무는 등 0%대 둔화세를 맞고 있다.
특히 거대 무역항인 부산항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전반적인 교역량 감소로 수출입 화물이 전년 동기 대비 0.36%(255만TEU) 증가에 그친 상태다. 이마저도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미·중 교역량이 증가한 요인이다.
‘컨’ 처리 물동량은 전년 동기(536만TEU) 대비 2.3% 증가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1분기에는 4.66% 증가한 규모로 절반가량이 내려앉은 셈이다. 부산항의 연안 물동량도 전년 동기 대비 4.5% 추락했다.
BPA는 코로나19가 장기화에 따라 이달 1일부터 비상대책본부를 ‘전사적 위기 관리체제(ERM)’로 전환한 바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코로나19가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남 사장의 결단이었다.
지난 6일 부산항 신항 북항컨테이너부두에 입항하던 컨테이너선 A호 사고로 항만 크레인이 붕괴돼 있다. 사진/뉴시스
해운항만분야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임대료 및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등을 주요 골자로 한 187억 규모의 지원대책도 수립, 시행 중이다.
무엇보다 남기찬 사장을 비롯한 BPA 임원진이 4개월간 급여의 30%를 반납키로 하는 등 온라인학습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사회 소외계층 학생들의 스마트장비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이 처럼 남 사장의 ‘책임경영’과 BPA의 전사적 역량은 국내외 경기침체 및 코로나19 장기화 대비에 방향타를 세웠다.
이를 위해 BPA는 기존 대응체계의 시스템화 및 매뉴얼 정립에 나선다. 또 추가경정예산안(추경)보다는 경비절감으로 업계 지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예산조정을 통한 비상자금 확보와 더불어 일단위 모니터링 등 신속하고 안전한 항만운영도 지원한다.
이 밖에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점검 및 마케팅 강화 등 지속가능한 항만의 선도모델에도 집중한다.
남기찬 사장은 “코로나19로 경제상황·경영여건·생활패턴 등 많은 것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바뀔 것”이라며 “이러한 불확실성에 임직원 모두가 책임감 있게 업무에 임하고 준비해 나간다면 부산항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견고히 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