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미국이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를 한국 정부가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수용하면서 무급휴직 문제가 일단락됐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무급휴직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향후 방위비 협상도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모든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게 2020년말까지 인건비를 지급하겠다는 한국의 제안을 수용했다"면서 "주한미군은 늦어도 6월 중순까지 모든 한국인 근로자가 일터로 복귀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도 같은날 입장문에서 "주한미군과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매우 좋은 뉴스"라며 "이 결정으로 부분 무급휴직은 물론 휴직 근로자들의 힘든 시간도 끝났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국방부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을 중단하기로 한 미측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한미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방위비분담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노조에 따르면 한국인 근로자들은 오는 15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 정부가 부담할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선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 국방부가 이날 2억 달라(한화 2430억원)을 거론했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구체적 비용은 더 협의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급휴직에 따른 인건비 선지급 문제는 우리 정부가 지난 2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에 대해서만 별도의 교환각서를 체결해 국방부가 확보해놓은 분담금 예산에서 지급하는 방식을 미국에 제안한 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당시 이 제안을 거절하며 지난 4월1일부터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그러나 방위비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무급휴직에 대한 주한미군의 부담도 증가해 우리측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무급휴직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협상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미 국방부는 "한미 정부 간 공정한 방위비 분담이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우리 동맹국이 가능한 한 빨리 공정한 합의에 이를 것을 강력 권고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방위비협상이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놓고 한미간 입장 차가 크다. 또 부담을 느꼈던 무급휴직 문제가 우선 해결된 만큼 서둘러 타결할 요인이 사라져 협상 장기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를 우리 정부가 선지급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무급휴직 대상자들은 오는 15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