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퓰리처상 수상작 ‘총·균·쇠’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박원순 시장에게 코로나19로부터 불평등을 막으려면 안전망을 두 배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시장과 재레드는 4일 CAC 글로벌 서밋 2020 저명인사 대담 세션에서 ‘코로나 이후 사회 대전환’을 주제로 1시간30분 가량 온라인으로 얘기를 나눴다.
대담은 총 3부로 구성돼 기후변화와 감염병 대응 상황에서 심화되는 사회적 불평등 해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글로벌 연대와 협력 등에 대해 자유롭게 묻고 답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도시의 대전환과 서울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시장은 재레드에게 “현재까지는 코로나가 추가 확산되는 속도를 조절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해 서울에서 사망자가 4명에 그치고 있다.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고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검사하고 동선추적과 접촉자 격리를 실시했다. 코로나에 대한 우리의 승리는 시민들 덕분이다”고 한국과 서울의 코로나19 대응책을 설명했다.
재레드는 “한국의 대응은 즉각적이었는데 미국은 즉각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수천명, 수만명의 사망이 더 발생했고, 역으로 한국에선 즉각적으로 대응해 수천명, 수만명의 목숨을 살렸다.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 높아 한국보다는 정부의 지침을 잘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박 시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후변화에 대해 묻자 재레드는 동의하며 코로나19 못지않게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재레드는 “기후문제야말로 전세계적으로 지금 당장 가장 심각한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현안이다. 왜냐하면 코로나 이상으로 더 많은 사망자들을 일으키고 영구적인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사회적 불평등을 화두로 꺼내 “재난이나 위기는 취약계층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며 “시민을 보호하고자 재난지원금, 금융 지원, 전국민 고용보험 등으로 안전망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재레드는 “지금 하는 것을 2배로 해야 된다고 본다. 모두가 코로나 항체를 갖고 있지 않는데도 일부 미국인들이 일부 계층이 치명률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빈곤층일수록 코로나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도 높다. 지금 미국 내에서도 불평등이 있고, 또 부유 국가, 빈곤한 국가들 사이에서의 불평등이 있지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응을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레드는 “어떤 종류의 위기든 공통점이 있다. 모델을 적용하라는 것이다. 다른 나라, 다른 도시 혹은 다른 누군가 비슷한 위기를 잘 헤쳐나갔던 사례를 보고 그것을 모델링하고 따라하라는 것이다. 서울 같은 경우 경제발전에 있어서도 모델이 됐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많은 전세계 국가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그런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4일 CAC 글로벌 서밋 2020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